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2일(현지 시간)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협정 종료가 한일 양국 간의 정보공유 문제를 넘어 한미 동맹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놨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내정치와 역사적 문제를 외교안보에 끌어들이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이는 한미 동맹까지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서울(한국 정부)의 결정은 전략적 목표에 반하는 것”이라며 “한일 간 분쟁을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시킨 결과 이미 긴장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NSC선임보좌관은 “한마디로 우매한 짓(a stupid move)이었다”는 격앙된 반응과 함께 “이번 결정은 미국의 지역 내 안보 이해와 직결되는 문제로, 진영을 떠나 워싱턴은 이 결정에 매우 유감을 표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랠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은 “미국 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만큼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지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라며 “노무현-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한미 갈등은 있었지만 당시 노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 이라크 파병 등으로) 궁극적으로 동맹 강화의 길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정보 공유 면에서 한국은 휴민트에 강하지만 일본은 더 정교한 정보수집능력을 갖고 있다”며 “협정 종료로 한국이 (대북 억제에 있어) 더 잃을 게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일 관계의 악화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 리더십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협정의 종료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 지역의 핵심 안보 이슈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지 않으며, 한일 양국과의 동맹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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