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압력에도 급등 제한…파월 발언 대기
원·달러 환율이 나흘 만에 1210원대를 넘겨 장을 마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위안화 환율 상승이 원화를 끌어내렸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가 형성되면서 급등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210.6원에 마감했다. 이날 4.6원 오른 1212.0원에 출발한 환율은 위안화 가치가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자 장중 1214.8원까지 올랐다. 이후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1210원 초반대에서 움직였다.
조선DB |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끈 요인은 지소미아 종료였다. 청와대는 전날 한일간 지소미아 협정을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극히 유감"이라는 반응을 낸 데 이어 미국 측도 강한 우려를 전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고, 이에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청와대가 지소미아 협정 종료를 밝힌 직후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0원대로 오르기도 했다.
위안화 절하도 원화 약세에 힘을 실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일대비 0.0082위안(0.12%) 오른 7.0572위안에 고시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2008년 3월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에 홍콩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 환율(CNH)은 장중 7.1위안을 넘겼다가 우리 장 마감 시각께 7.09위안으로 내려왔다.
다만 시장에서 우려했던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없었다. 이날(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있어 달러 강세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의 과제'를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인데, 시장에서는 통화 완화적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도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소미아 미연장에 따른 원화 하락압력과 위안화 환율 상승이 원화 가치를 큰 폭으로 하락시킬 요인이었지만, 유의미한 영향은 없었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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