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한미일 '느슨'vs북중러 '끈끈'…비핵화 협상 어디로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 지소미아 종료 '한미일 안보협력' 흔들...북중러 밀착 '체제보장' 요구 노골화할듯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 논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 차장은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9.8.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청와대가 22일 오후 공식 발표한 한일군사정보보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는 공교롭게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본궤도 진입을 앞두고 이뤄졌다. 비핵화 프로세스 재가동 국면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핵심 안보 고리인 한미일 협력 체계가 헐거워지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반면, 북중러 밀착 움직임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선 최악의 한일 갈등이 한미일 협력와 한미 동맹에 미칠 파장을 관리하며 비핵화를 추동해야 하는 전례없는 무거운 짐을 안게 된 셈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앞서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와 순항을 낙관한 것도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김 차장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미 간 대화가 곧 전개될 것 같다, 그리고 잘 전개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이날 담화에서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한 경고 메시지와는 한참 결이 다른 긍정적 전망이었다. 김 차장은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소미아 종료의 결정적 배경인 한일 갈등과 북미 협상은 언뜻 별개 사안으로 보이지만 동북아 안보 환경을 놓고 보면 한 배를 탄 운명이기도 하다.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두 축으로 하는 한미일 유사 동맹은 북한의 군사 도발과 역내 패권을 노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핵심 안보 틀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일 갈등 과정에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일 갈등의 심화 및 장기화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한일간 군사정보 교환이 중단되면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응하는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정부 부처 내 협의 과정에서 국방부는 안보상 문제를 이유로 지소미아 종료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러 유착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미 동맹을 이간하려는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과 한미일 협력체계를 시험하려는 북중러의 군사 공조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가 독도 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ㆍ자디즈)을 무단으로 넘나든 것도 한일 갈등과 한미일 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많았다.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시 중러를 뒷배 삼아 체제와 안전보장을 최우선 상응조치로 요구할 전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일 안보공조 약화 우려에 대해 "지소미아 체결 전에도 3국간 정보협력이 이뤄졌고 그 틀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교환했던 것"이라며 "한일·한미 안보 협력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을 모두 고려해 나온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 약화 가능성에 대한 지적에도 "지소미아와 별개로 한미동맹 기반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며 "한일 지소미아로 인해 흔들릴 한미동맹이 아니다"라고 자신했다.

국방부는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와 관계없이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완벽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