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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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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출신 켈리 성공했는데…김광현도 MLB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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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출신인 메릴 켈리(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KBO리그 역수출 성공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켈리가 성공 스토리를 쓰면서 새삼 김광현(31·SK 와이번스)의 미국 진출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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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투수 켈리(왼쪽)와 SK 투수 김광현. [AP=연합뉴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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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5선발인 켈리는 21일 현재 9승 12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하고 있다. 준수한 투수라 평가받는 기준인 '10승'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매디슨 범가너(30)와 맞대결을 펼쳤는데, 5와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14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 범가너는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켈리는 KBO리그가 키운 선수다. 켈리가 2014년 KBO리그에 왔을 때가 만 26세였다. 빅리그 경험은 전무했다. SK 구단은 잠재력을 보고 데려왔다. 이후 켈리는 4년간 꾸준히 성장해 KBO리그에서 119경기에서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KBO리그에서 뛰는 켈리에게 주목했다. 켈리는 지난해 말 한국에서의 활약으로만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약 66억원) 계약을 이끌어냈다.

켈리의 성공으로 김광현의 미국 진출 가능성도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다. SK에서는 켈리와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했다. 지난 2007년 SK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광현은 2008년 16승 4패, 평균자책점 2.39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톱클래스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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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에서 함께 뛰었던 김광현(왼쪽)과 메릴 켈리. [사진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2011~12시즌에는 뇌경색과 어깨 부상으로 10승을 올리지 못했지만, 2013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2017년에는 팔꿈치 수술로 인한 재활로 통으로 시즌을 날렸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관리를 받으면서도 11승(8패)을 거뒀다.

그리고 올해는 제2의 전성기로 보일 만큼 뛰어난 피칭을 하고 있다. 15승(3패)은 다승 부문 2위에 올라있고, 평균자책점 2.34와 145탈삼진은 각각 3위다. 20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마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아 김광현의 투구쇼를 감상했다. 이날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6개 팀에서 관심을 보였다.

KBO리그에서 잘했던 켈리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면, 김광현도 통할 수 있을지 모른다. 2017~18년 SK를 이끌었던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는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수 있다.그러려면 선발로 뛰어야 한다.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기 때문에 선발 루틴을 지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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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김광현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에서 김광현(SK 와이번스)이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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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원래 꿈도 미국 진출이었다. 그는 지난 2014년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로 미국행을 타진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0만달러(약 24억원)를 적어내 독점교섭권을 따냈다. 김광현은 직접 미국에 날아가 협상을 진행했지만, 세부적인 부분 협상이 끝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김광현은 SK에 잔류해 2015~16시즌을 보내고 2016년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포스팅 시스템 없이 미국 진출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SK와 4년 총액 8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 후 30대가 됐지만, 더 단단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해외 진출 이야기가 다시 나올 만큼 충분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광현은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2년 뒤 미국 진출을 노릴 수 있다. 5년 전처럼 SK 구단의 도움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재시도할 수도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선수가 더 좋은 곳에 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김)광현이에게도 큰 꿈이 있다면, 최고의 몸 상태에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SK는 2014년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전력을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큰 무대로 나가려는 김광현을 막지 않았다.

김광현은 2014년 10월 미국 진출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릴 적부터 꿈꿔온 희망이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가게 되면 죽을 힘을 다해 던지겠다." 김광현의 힘은 아직 남아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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