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9일 최고인민회의…이르면 내달 초 재개 가능성
내달 하순 폼페이오-리용호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질지 주목
스티븐 비건, 외교부 도착 |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 온 한미연합훈련이 20일 종료되면서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이 이달 초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실무협상 재개는 지연돼 왔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만큼 협상은 조만간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북측에서는 아직 실무협상 재개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준비돼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건 대표가 러시아대사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하고 북한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외교 당국은 안도하고 있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대사로 자리를 옮기면 미국이 새로운 협상팀을 꾸리고 한미의 북핵라인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해 북핵 협상이 지연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실무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외교가에서는 일러야 9월 초에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오는 29일 평양에서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를 마친 뒤에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는 늦어도 9월 초에는 실무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계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실무협상 뒤에 북미 외교장관 간의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보다 내실있는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무협상에는 미국에서는 비건 대표가, 북측에서는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대사가 수석대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이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이후 사실상 첫 대면이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당시와 바뀌었다는 조짐은 크게 없어 진전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최종단계에 대해 우선 합의해야 하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뒤 동결부터 최종단계까지 이르는 로드맵에 대한 협상에 착수한다는 게 미국의 구상으로, 이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 입장과 대체로 동일하다.
하노이 회담에서 협상 테이블에 '영변'만을 올려놓았던 북한이 '비핵화 최종단계'에 대한 논의부터 하자는 미국 입장에 동의할지, 설사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무엇을 원할지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북한이 비핵화 최종단계를 구체화한다는 데 합의한다면, 상응조치인 '안전보장'과 '북미관계 정상화'의 구체적인 조치도 함께 적시하기를 원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주한미군의 역할 등 민감한 이슈까지 제기될 수 있어 접점을 찾기가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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