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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난민구조선 입항거부' 이탈리아 부총리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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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국방장관 "살비니 부총리, 선거 목적으로 난민생명 위협…인간애에 먹칠"

스페인 부총리도 "완전히 불법적으로 자국 항구 폐쇄" 비난

연합뉴스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마테오 살비니 [ANSA·AP=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난민을 대거 구조한 뒤 이탈리아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한 난민구조선을 놓고 스페인 정부 인사들이 이탈리아의 강경 보수 성향의 부총리를 잇달아 맹비난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오픈 암즈'에 대해 한 일은 인간애(휴머니티)에 먹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살비니가 귀중한 생명을 오직 선거를 목적으로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 소속인 살비니는 부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Open Arms) 등 난민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금지한 인물이다.

이탈리아 정국은 살비니가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파기하고 조기 총선을 요구하면서 격랑에 빠져든 상태다.

카르멘 칼보 스페인 부총리도 이탈리아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카데나 세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오픈 암즈에 자국 항구를 완전히 불법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폐쇄했다"고 말했다.

칼보 부총리는 스페인 정부의 잇따른 입항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는 구호단체에는 "우리는 난민의 생명이 더 위험에 처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안을 제안한 것"이라면서 스페인 입항을 재차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앞 800m지점에서 대기중인 난민구조선 오픈 암즈. 이 배에는 현재 100여명의 아프리카 난민들이 최장 19일째 승선해 있다. [AP=연합뉴스]



스페인의 구호단체 '프로악티바 오픈 암즈'가 지중해에서 운용하는 난민구조선 오픈 암즈는 이달 초 리비아 근해에서 표류하던 아프리카 난민들을 구조한 뒤 이탈리아와 몰타에 입항을 타진했지만 모두 거절당해 이탈리아 남단 람페두사섬 근해에서 19일째 표류하고 있다.

오픈 암즈 측은 스페인 정부가 마요르카섬으로의 입항을 제안한 데 대해 '현 위치에서 너무 멀다'면서 주저하고 있다.

'프로악티바 오픈 암즈'의 오스카 캄프스 대표는 스페인의 온라인신문 엘디아리오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당국이 람페두사섬으로 항공편이나 쾌속정을 보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오픈 암즈 측은 별도의 성명에서는 "람페두사섬 해안에서 불과 800m 떨어진 해상에 있는데 유럽국가들은 우리 같은 작은 구호단체들이 이런 악조건에서 사흘을 더 항해해서 가라고 강요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스페인 정부가 입항을 제안한 마요르카섬은 오픈 암즈가 위치한 람페두사섬에서 서쪽으로 1천㎞ 떨어져 있다.

한편, 오픈 암즈는 이탈리아 당국이 부상자 등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난민 8명의 람페두사섬 하선을 19일 밤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난민선에 승선한 난민은 99명으로 줄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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