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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추신수의 분투…MLB 3년 연속 20홈런

매일경제 이용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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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추신수의 분투…MLB 3년 연속 2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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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1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친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 = 연합뉴스]

추신수가 1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친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 = 연합뉴스]


최근 20년간 일본과 한국에서 천재로 불리던 많은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꿈의 무대에서 10년 이상 풀타임으로 소화한 선수는 단 2명, 스즈키 이치로와 추신수(37)뿐이다. 이치로가 은퇴한 현재 추신수는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아시아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추신수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홈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대3 동점을 만드는 7회 말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미네소타 샘 다이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시속 154㎞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쳤다. 지난 1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7경기 만에 홈런으로, 시즌 20호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유일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20개 이상 홈런을 때려내는 타자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근거가 된다.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타자가 자체적으로 득점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풀타임 첫 시즌을 시작으로 추신수가 20홈런 이상을 친 시즌은 모두 7번이나 된다. 부상으로 210타석밖에 들어서지 못한 2016 시즌을 제외하면 풀타임 10년 중 20홈런 이상을 놓친 게 세 시즌뿐이다.

LA 다저스 소속으로 한 경기 3홈런의 괴력을 보였던 최희섭은 물론 박병호, 이대호 등 한국 출신 거포들도 20홈런 고지를 밟아보지 못했다. 추신수를 제외하면 2016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21개)가 유일하다.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타자 15명 이상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이 중 20홈런 이상을 한 번이라도 기록한 선수는 일본 역사상 최고 타자로 꼽히는 마쓰이 히데키(5시즌)와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뿐이다. 풀타임을 5년 이상 소화한 선수 역시 이치로와 마쓰이뿐이다.

추신수의 기록이 더 빛나는 건 연속 시즌 홈런이 신체 능력이 퇴보할 수밖에 없는 30대 중후반에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35~36세 시즌에 각각 22개와 21개 홈런을 날렸으며 올 시즌에는 산술적으로 25개 이상도 노려볼 만하다. 풀타임 12년 차인 추신수의 시즌 최다 홈런이 22개(2010·2015·2017시즌, 3회)인 만큼 개인 시즌 최다 기록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다른 선수보다 2~3시간 이른 오전 5시 전 훈련장에 출근하는 성실함이 늦은 나이에도 개인 최다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셈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전반기에 비해 페이스는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3할대 후반의 높은 출루율과 4할 이상 장타율이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리그 홈런 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했음을 감안해도 20홈런 타자는 평균적으로 팀당 2명 안팎이다. 당장 텍사스 내에서는 조이 갤로(22개·부상)에 이은 2위다.


홈런뿐만 아니라 현대 야구에서 타자의 종합적 능력을 나타내는 출루율+장타율(OPS) 역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 가장 높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통산 OPS는 이날 기준 0.828로 마흔이 넘어서까지 도전에 의의를 두고 출장해 비율 기록이 떨어진 이치로(0.781)를 크게 앞선다. 병역 문제와 최근 자녀 국적 선택 이슈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30대 후반에 들어서도 꾸준함을 유지하는 추신수의 노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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