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발사체 2발 발사 의미·전망 / 합참 “정확한 종류·제원 추가분석 필요” / 발사 장소 군사분계선과 불과 50㎞ / 완충구역 끝 지점… 軍 “동북방향쪽 발사” / 사거리 단축·고도 낮춰 유연성 검증 분석 / 전문가 “北, 한·미연합훈련 불만 표출” / 정부, 강경대응보단 상황관리 주력할 듯 / 北·美대화 성과 도출 전엔 관계악화 예상
북한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 배치된 이동식 발사대에서 동해상에 설정된 가상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16일 북한이 쏜 발사체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북한의 ‘시험 도발’은 지난달 25일 이후 20일 남짓 기간에 6차례에 달할 정도로 일상화 단계이지만,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의 유화적인 광복절 경축사 이튿날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신속하게 반응을 보였다. 거기에다가 북한 당국은 담화를 통해 어느 때보다도 노골적으로 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북한이 발사체 성능시험을 계속하면서 최소한 당분간은 남북관계에 험로를 예상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형 방사포·전술미사일로 대남 압박…발사 장소는 군사 분계선에서 50㎞ 거리
합참은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을 고려했을 때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종류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난 10일 발사한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연합뉴스 |
당시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이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거리 400여㎞, 고도 48㎞, 속도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됐다. 비행거리로 볼 때 남한 지역 대부분이 사정권에 포함된다. 당시 북한은 ‘새 무기’라고 칭했지만, 외형상 한·미 육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ATACMS)미사일과 유사해 북한이 새로 개발한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엔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낮춰 발사하는 방식으로 작전능력의 유연성을 검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공개했던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발사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1일 쏘아올린 발사체는 비행거리 250㎞, 정점고도 30㎞였으며, 지난 2일에 발사됐을 당시에는 비행거리는 220여㎞, 정점고도는 25㎞였다. 북한은 당시 발사했던 무기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약 230㎞, 고도 약 30㎞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장소로 선택된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는 군사분계선(MDL)에서 약 50㎞ 떨어진 곳이다.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규정한 동해 해상 완충구역(통천∼속초)의 북쪽 끝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발사는) 해상 완충구역에 해당되지 않는 곳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 동북 방향으로 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험로 불가피…“정부, 상황관리 주력할 듯”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인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한 뒤 표출됐던 북한의 대남 불만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계기로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측에 대한 섭섭함과 불편함이 크다는 표현이겠지만 적절치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정부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강경 대응보다는 상황관리에 주력하며 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평통 담화에 대해 “남북정상 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합의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선(先) 북·미-후(後) 남북’ 기조를 명확히 하고 있는 만큼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종료 이후에도 남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아 북·미 실무협상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남북관계는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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