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원도 통천군 일대서 단거리 발사체 2발
속초~통천 약 80㎞ 해역 완충수역 설정
군사합의 깨지 않으면서 교묘히 도발 분석
6일에도 완충수역 인근 내륙 과일군서 발사
북한은 8번의 발사에서 장소를 바꿔가며 발사체를 쐈다. 5월 4일에는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같은 달 9일에는 평안북도 신오리에서 발사했다. 지난 달 25일에는 다시 호도반도에서 사격했지만, 같은 달 31일에는 인근 강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달 2일에는 함경남도 영흥에서 발사했지만, 6일에는 서해쪽 인근으로 옮겨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 발사체 사격이 이뤄졌다. 10일 다시 함경남도 함흥에서 발사체를 쏘아올린 북한은 16일 강원도 통천군 일대로 장소를 옮겨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강원도 통천군 일대에선 몇차례 미사일 관련 활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7년 8월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 당시 통천 인근인 깃대령 미사일 기지 근처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쏜바 있다. 이중 2발은 250여㎞를 비행했고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진행된 KN-23 추정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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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강원 통천군은 남북이 지난 해 맺은 9.19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지명이라는 것이다. 군사합의서 1조 2항에서 쌍방은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키로 했다. 이중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돼 있다.
남과 북은 군사합의서를 통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원인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듯, 군사합의서에 적시된 통천군의 북쪽 일대에서 남한이 사정권인 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의도적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북한이 지난 6일 발사체를 쏜 곳인 황해남도 과일군의 경우 인근 해상이 군사합의서 상에 적시된 해상완충구역이다. 북측 서해상 초도 이남 지역이기 때문에 군사합의서에서 포사격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당시 방향을 틀어 내륙을 관통해 동해 인근 함경남도 김책시 앞바다에 발사체를 떨어트리는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비행거리 450㎞ 수준으로 남한을 타격권으로 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이었다.
남북은 지난 해 9·19 군사합의를 통해 서해 남측 덕적도로부터 북측 초도까지, 동해 남측 속초로부터 북측 통천까지 각각 약 80㎞ 해역을 완충수역으로 설정했다. 이 구역 내에선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붉은 원으로 표시한 지역은 북한이 지난 6일과 16일 각각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곳이다. [사진=구글지도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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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북한이 군사합의를 파기하지 않는 선에서 교묘히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군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육군 유일의 실사거리 포병 사격 훈련장인 강원도 고성 송지호 사격장을 사실상 폐쇄한바 있다. 서북도서에 위치한 해병대의 경우 실사격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K-9 자주포와 해안포 등의 훈련을 육지로 건너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일군 및 통천군 일대에서의 북한 발사체 발사와 관련, “(남북군사합의서에 명시된)해상 완충구역에는 해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해상 안에 쏘는거 아니면 어디서 쏘든 무방하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해상 완충구역을 만들었으니 거기선 안한다는 것”이라면서 “일단 규정에 있는 부분을 명시하자면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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