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과 마주앉을 생각 없어"…'망발·뻔뻔' 원색적 표현으로 불만 표출 극대화
정부, 신속 반응하면서도 강경대응은 자제…"대화·협력만이 유일한 길"
北 엿새 만에 또 발사체 쏴…"강원도서 동해로 2회 발사" |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전날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남조선당국이 이번 합동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앞으로의 조미(북미)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고 목을 빼 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진행 중인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국방중기계획을 문제 삼으며 문 대통령을 향해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열린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조선 당국은 추세를 보아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라고 촉구한 이후 북한의 불만 표출이 극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실상 문 대통령을 거명하며 비난한 데 대해 "그러한 발언은 남북정상 간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합의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질문에 답하는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 |
정부는 앞서 지난 11일 북한이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청와대와 정경두 국방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남측을 비난했을 당시엔 즉각 반응을 내놓은 대신 다음 날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는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나간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북측도 적극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서는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대화의 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촉구했다.
결국 현재로선 북한이 '선(先) 북미-후(後) 남북' 프레임을 분명히 하는 만큼, 정부도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 종료 이후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북미 실무협상 진전 결과에 따라 남북관계 모멘텀 회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담화 첫머리에서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태산이 큰 소리를 내고 움직였으나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이라는 말로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평가한 것 역시 역설적으로 여전히 남측에 거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는 의미라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다른 말로 하면 (남측에) 기대했지만, 실망이 크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먼저 '대화하자'고 하지는 않겠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보다는 남측이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노력해달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 "평화경제, 북한과 대화 및 협력 계속하는 데서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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