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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韓 조선업 1등 지켰지만…발주 급감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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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이 3개월 연속 중국을 제치고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지켰지만 '속 빈 강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 선박 발주가 예상보다 저조해 수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1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55만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t수)의 절반가량인 27만CGT를 수주했다. 지난 5월 이후로 한국은 수주량 세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20만CGT로 2위를 기록했으며 일본(3만CGT)이 뒤를 이었다.

조선비즈

삼성중공업이 카타르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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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성적 같지만, 속을 뜯어보면 한국의 수주 실적은 나빠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수주량(97만CGT)에 비하면 28%에 그치는 성적이다. 올해 1~7월 누적으로도 지난해 같은기간 기록인 645만CGT의 절반인 374만CGT에 불과하다.

올해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것이라는 조선업계의 기대감은 꺾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줄면서 선박 발주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조사기관 피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물동량은 주당 평균 19만2078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1분기(주당 20만8704TEU)와 비교해 7.9% 감소했다. 북미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물량도 지난해 1분기 주당 평균 5만1606TEU에서 올 1분기 3만7834TEU로 26.6% 줄었다.

무역분쟁으로 전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각종 산업의 연료로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도 타격을 입었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배하고 있는 LNG 운반선 발주가 예상만큼 늘지 않은 이유다. 클락슨이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LNG선 발주 전망치는 69척에 달했다. 클락슨은 최근 이 수치를 55척으로 내려 잡았다.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발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최근 LNG선 40척 발주를 위한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고, 미국 에너지업체 아나다코(Anadarko)는 모잠비크 LNG 개발 프로젝트 최종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3분기에 LNG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노바테크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에는 삼성중공업이 파트너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희 기자(dw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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