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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중국 “홍콩 시위 테러리즘 조짐, 용서 못해” 무력진압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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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 점거 시위 맹비난

시위대 이틀째 공항으로 집결

운항 취소 항공편 300편 넘어

홍콩 국제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이틀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의 영향으로 또다시 모두 취소됐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이후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이 취소된 상태다.

공항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국제공항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으며, 모든 출발편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다만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에 대한 착륙은 허용될 것이라고 공항 측은 밝혔다.

시위대는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 12일부터 공항을 점거하고 있다.

반송환법 시위가 초유의 공항 점거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홍콩 국제공항 운항 중단 사태를 무력진압의 빌미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국제공항 운항 중단 직후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정부 시위에 ‘테러리즘’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쓰면서다.

양광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사태에 대해 “테러리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법에 따라 단호히 단속하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인민정부 홍콩특별행정구 주재 연락사무소도 성명에서 “테러 만행을 내버려두면 홍콩은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항 점거 시위대에 대해 “과연 우리의 모든 것을 멸망으로 이끌 심연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가”라고 맹비난했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에 대해서도 “시위대에 대응할 때 무력 최소 사용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며 경찰을 옹호했다.

전날 공항엔 시위대 1만 명이 운집했다. 14시간 동안 하늘길이 차단됐던 홍콩국제공항 상황은 13일 오전 들어 풀렸지만 오후부터 수백 명의 시위대가 다시 모여들면서 다시 악화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오후 1시쯤부터 홍콩 국제공항에 수백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재집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지도부가 이날 오후 다시 모여 시위를 벌이자며 추가 시위를 독려해 왔다. 13일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이 일부 재개됐지만, 스케줄 조정 등으로 인해 이날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이 300편을 넘는다.

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오후 2시30분쯤부터 체크인 통로 주변을 에워싸고 항공편으로 홍콩을 떠나려는 이들의 출국수속을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제1터미널의 북쪽 출발 게이트에서 한 여성이 시위대의 저지선 돌파를 시도하며 ‘집에 가고 싶다’고 소리를 쳤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콩경찰은 12일, 하루 전 발생한 여성 시위자의 실명 사고와 관련해 일부 경찰을 반정부 시위 참가자로 잠복근무시킨 것을 인정했다.

경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관 몇 명은 “다른 캐릭터”로 변장했다면서 “매우 폭력적인 폭동”을 진압하기 위한 “유인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잠복하고 있는 동안 그 어떤 도발도 없었다”며 “우리의 작전은 매우 폭력적인 폭동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오원석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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