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재정확대 목소리 / 文도 “정책, 예산 통해 나타나야” / 與 “예타사업 8월 중 처리 공감” / 靑 “D램 日 공급중단 사실 아냐” / 김현종 발언과 다른 입장 내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3일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수출규제에 따른 내년 대응 예산으로 당초 계획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2조원 플러스 알파’를 책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정청도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예산의 조기투입을 위해 약 1조6578억원에 달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을 이달 중 처리하기로 했다. 여당의 확장적 재정 편성 요구가 이처럼 강한 만큼 내년도 예산·기금 총지출 규모는 기획재정부에 제출된 각 부처의 예산총액(498조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윤관석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당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부품·소재 산업 관련 지원 예산을 발굴해 반영하기로 했다”며 “1조원 플러스 알파(+α)에서 알파의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언하는 김상조 실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상당수 참석자들은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예산으로 아예 앞자리 숫자를 2조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7년간 1조원씩 총 7조원을 투입해 핵심 부품·소재·장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정부안으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2조원 플러스 알파’로 초반 투입을 늘리자는 주장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품·소재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의 산업경쟁력 강화와 경제체질 개선 등에 재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예산을 통해 분명히 나타나도록 준비를 잘해 달라”고 거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재정 확대를 거세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510조∼530조원으로 늘려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올해 본예산(469조6000억원)보다 8.6∼12.9% 증가된 액수이고,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내년도 총지출 규모보다도 11조3000억∼31조3000억원이 많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중 1조6578억원 규모 관련 사업에 대한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결정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예산의 조기 투입을 위해 약 1조6578억원에 달하는 예타 면제 사업을 정부에서 이달 중 처리하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밝혔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이날 국회에서 삼성경제연구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등 기업 관계자들과 ‘일본 무역규제 후속조치 및 지원방안 관련 당정 및 산업계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경청했다. 양정철 원장은 “산업계가 (내년 예산사업과 관련해) 추가로 제안을 해주시면 중요한 내용을 다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전날 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두고 ‘한국 정부가 D램의 대일(對日)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우리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D램이 경우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72.4%다.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될 경우 세계에서 2억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우리도 그런 카드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차장의 발언에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D램 (공급중단)을 상응조치로 해석하는 곳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D램을 수출제한 품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 역시 틀린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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