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 “남북 정상회담 논의는 없었다”
남북관계 교착·악화에도 당국 차원 소통창구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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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4월 장금철 신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상견례를 겸해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13일 복수의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서훈 원장은 “4월 중순 이후” 판문점 지역에서 장금철 부장을 비공개로 만났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상견례 목적”이라고 전했다.
장금철 부장은 4월10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 위원에 선출됐다고 <노동신문>에 보도됐으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으로 새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됐다고 국정원이 4월24일 국회에 보고했다. 장 부장은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의 만남 때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 원장은 장 부장과 만남에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 이후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에 필요한 남쪽의 할 일을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상황이 엄중할수록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알려졌다. 서 원장은 장 부장한테서 ‘하노이 합의 무산’과 관련한 북쪽 견해도 들었다고 전해졌다.
다만 일각의 추정과 달리 서 원장과 장 부장의 상견례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직접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전해진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논의는 없었다”고 확인했고,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4월12일)을 하는 등 북쪽의 기본 정책 기조가 공개된 터라 당시 정상회담 논의를 할 환경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서훈 원장과 장금철 부장의 비공개 만남이 이뤄진 사실은, 하노이 회담 합의 무산 이후 남북관계의 교착과 악화에도 당국 차원의 소통 창구가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과 북은 2000년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사이의 비공개 소통 창구를 열었으며, 지난해 서훈 원장과 김영철 통전부장은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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