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 취재진 앞에서 울먹이며 한마디
“형님 생명 못 지켰지만 명예는 지키겠다”
12일 제주지법에서 고유정의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고유정은 호송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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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한 편의 소설을 봤습니다.”
12일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의 첫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 강모(36) 씨의 유족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고유정 측 주장에 대해 “피해자가 없다는 이유로 고인의 명예를 명백하게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강 씨의 남동생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제주지법을 나서며 “(고 씨의 주장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비록 형님의 생명은 못 지켰지만, 그래서 매일 매일 죄책감 속에 살고 있지만 형님의 명예는 (잘 지켜서)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고유정이 극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취재진에게 울먹였다.
이어 “이전 국선 변호인단이 사임하며 ‘피해자 유족에 대한 사죄가 우선’이라고 했다”며 “만약 고유정이 오늘 했던 발언에 관해 이전 변호사가 조언한 부분이 들어간 것이라면, 이게 바로 그 사죄인 것인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피해자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오늘 피고인의 변호인은 고인의 명예를 아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다수 했다”면서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서 터무니없는 진술을 한 것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고유정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지금은 드릴 말이 없다”며 급히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날 고유정은 첫 재판을 마친 뒤 호송차에 오르는 과정에서 한 시민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사형해라”, “얼굴을 들어라”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고유정의 첫 재판은 제주지법에서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고유정은 이날 재판에서 사체를 손괴하고 은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성적 요구로 인한 우발적 범행”이라며 부인했다. 고유정의 2차 공판은 다음달 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jung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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