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남편 잔혹 살해한 고유정, 얼굴 좀 보자”…첫 재판 ‘문전성시’

두 달여 만에 모습 드러낸 고유정에 관심 / 전국 각지에서 제주지법으로 인파 몰려 / 제주지법 사상 처음 방청권 선착순 배부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여)의 첫 공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씨가 받고 있는 혐의가 온 국민에 충격을 안길 정도로 잔혹했던 것은 물론, 그가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될 때 이후 두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인 만큼 재판이 열린 제주지법은 이른 아침부터 고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과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12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이 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고씨 사건 첫 공판은 제주지법 사상 처음으로 방청권을 선착순 배부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시민들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부터 줄을 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지법을 찾은 시민과 취재진은 1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청권을 받지 못한 일부 시민은 법원 측과 실랑이를 벌어기도 했다고 한다.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유정(36·여)의 첫 공판 방청권을 배부받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제주=뉴시스

고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이 사건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러나 공판 출석은 의무 사항이다. 고씨의 전 남편 강모(36)씨의 부모와 남동생 등 유족은 오전 8시50분쯤 법정에 들어섰다. 강씨의 동생은 “고씨가 우발범죄를 주장한다면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법원이 극형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제주~완도 해상과 경기도 김포 등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사전에 범행도구와 장소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황 등을 토대로 그가 범행을 사전에 준비하고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고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줄곧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왔다.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여)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사건 재판부가 공판준비기일에서 고씨 측 변호인에게 “우발적 살인 근거를 가지고 오라”고 한 만큼 이날 재판의 쟁점 역시 우발범죄인지, 계획범죄인지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역 한 유명 렌트카 업체 사장의 딸로 알려진 고씨는 최근 ‘초호화 변호인단’ 논란의 당사자로 사임계를 제출했던 변호사 1명을 다시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져 질타를 받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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