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8월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8.08.15.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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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연설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강조해온 극일(克日)에 남북 평화경제까지 집대성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주 △수석보좌관회의(12일) △국무회의(13일 오전)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13일 오후)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오는 15일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스케줄 중 하나인 광복절 연설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메시지 초안을 바탕으로 참모들이 함께하는 연설문 독회(讀會)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핵심 인사들이 독회에 함께 하며 메시지를 최종 조율 중이다.
이번 광복절의 주요 의제에 '일본'이 포함된 탓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 국면이 지속되는 와중에 광복절을 맞이하게 됐다. 정부는 이번 한일 갈등에 '전쟁'과 같은 요소가 있다고 간주하고 국가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가 그만큼 중요한 국면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12~13일의 일정 동안 극일 메시지를 언급한 뒤 15일에 이를 종합, 국가적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의 무게감을 고려한 프로세스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대일 메시지를 내온 창구였던 수보회의와 국무회의를 연속으로 주재하고, 곧바로 광복절 행사를 소화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큰 방향성은 당연히 '극일'이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는 오히려 기회", "일본을 뛰어넘어야 한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는다", "굴복하면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와 같은 메시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를 36년 간 식민통치했던 일본이, 다시 우리 경제의 미래성장 동력을 타격했다는 점을 지적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며, 평화적인 국제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을 때 양국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극일의 방법으로 언급했던 '남북 평화경제' 역시 메시지에 포함될 게 유력하다. 북한 문제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서 언제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었다. 2017년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북측에 당근으로 제시했고, 2018년에는 "남북평화 속 경제공동체가 진정한 광복"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연달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남 비난을 강화하는 국면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북측의 최근 공세적인 모습이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비핵화 협상의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이후, 9월을 기점으로 비핵화 협상이 탄력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문 대통령의 북측에 대한 당부 사항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는 광복절까지 남은 3~4일 동안 일본의 액션에 따라 '톤 조절'이 이뤄질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한일 간 '작용-반작용'에 따라 대응책의 방향 및 수위를 조절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강대강 대응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대결이 완화될 수 있는 실마리가 잡힌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8일 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 1건의 한국 수출을 허가해준 사실을 밝히자, 문 대통령은 그날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던 적이 있다. 우리 정부도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맞불' 발표를 연기했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유화적인 대일 메시지가 광복절 연설문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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