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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몰카범의 몰카찍는 심리 "야동은 동떨어진 느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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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여성 A씨는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파란 바지’를 입은 남성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자 깜짝 놀랐다. 불과 나흘 전 자신을 지하철에서 성추행했던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공포에 휩싸인 A씨는 오빠 B씨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A씨를 데리러 온 B씨는 두 사람 뒤를 쫓으며 이 남성이 A씨를 따라가고 있다는 걸 확인했고, 그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중앙일보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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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9일 오후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의 ‘공포의 파란 바지 男, 그의 카메라는 왜 여자들을 노렸나’ 편에서 다뤄진 내용이다.

40대 남성인 피의자 C씨는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에 “잘못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저도 한 사람의 개인이다.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C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힘든 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막상 경찰 조사를 받으니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며 “TV 보면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너무 힘들다. 난생처음 수갑도 차고 하는데 기분이 어떻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고 난 후 복통 등이 생겨 위장약 등을 먹고 있다며 “사람들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A씨 뒤를 쫓아간 것에 대해서는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라며 “가던 중에 (A씨가) 우연히 눈에 띄었다. 계획한 게 아니고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짧은 옷을 입었다면 따라간다. 남자들은 다 그렇지 않냐. 솔직하게”라면서 “앞모습·뒷모습 다 찍고 싶었는데 차마 그럴 용기는 없었다. (A씨가) 뒤는 못 보니 조심스럽게 찍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C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해 분석했고, 그 결과 C씨가 A씨 외에도 많은 여성을 불법촬영한 정황을 확인했다. 발견된 불법촬영 사진만 100장에 가깝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 얼굴이 나오지 않는 뒷모습이 대부분이라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제작진과 다시 만난 C씨는 불법촬영을 한 이유를 묻자 “폴더폰일 때는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문득 찍으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중앙일보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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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을 몰래 찍은 이유에 대해서는 “죄송한 말인데 요즘 TV 보면 거의 다 벗고 나오는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자극적으로 느껴진다”며 “야동은 뭐랄까 동떨어진 느낌이다. 바로 눈앞을 지나가는 것하고 시각적으로 느낌이 다르다. 받아들이는 느낌의 차이가 달랐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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