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 / 北미사일 등 한반도 안보 상황 평가…호르무즈 언급 가능성도 / 한미동맹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 / 트럼프 "韓,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합의...추가 인상에도 동의할 것"
연합뉴스 |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장관과 회담한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정책 공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미 동맹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등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요인과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한미 군 당국의 연합연습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신임 장관은 정 장관뿐만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하고, 오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 안팎에서는 에스퍼 장관이 이처럼 외교·안보수장과의 연이은 만남에서 양국 간 본격적인 협상을 앞둔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해 언급할지를를 두고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미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 미군 주둔비를 작년(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389억원에 합의했는데, 미국은 내년도에도 증액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아울러 미국이 추진하는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에 참여해달라고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미국의 공식 참여 요구는 없었다면서도 ”우리 선박도 위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 판단해서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 장관(오른쪽)이 지난 8일 경기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마크 에스퍼 트위터 캡처 |
일본의 수출 규제가 촉발한 한·일 갈등에 따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연장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수출 규제의 이유로 안보 문제를 제기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오는 24일로 종료되는 지소미아 연장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위해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일본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한일 갈등에 대해 “우리가 북한과 중국에 집중할 수 있게 (한일) 양측에 이 이슈를 빨리 해결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맺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지난 2일 탈퇴한 직후 꺼내든 아시아 지역 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과 관련해 그의 언급이 있을 지도 주목된다.
◆ 트럼프 "韓,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합의...추가 인상에도 동의할 것"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이 올해 들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했으며 추가 인상에 대해서도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관련해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며 “알다시피 3만2000명의 미군이 한국 땅에 있고 약 82년간 한국을 도와왔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얻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 관계가 매우 좋았지만 (방위비 분담 문제에서는) 수년간 두 나라의 관계가 매우 불공정한 것으로 느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한국은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그보다 더 많이 지불하는 것에도 동의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들(한국)과 함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 화면 캡처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합의 사실과 함께 추가 인상에 대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하기로 했다”며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매우 적은 돈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자신의 요구에 따라 한국은 올해 9억9000만달러를 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에 추가 지불을 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이제 미국이 제공하는 방위에 기여해야 할 의무를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양국 관계는 매우 좋다”고도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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