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양지운(71·사진)이 세 아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로 스트레스를 받아 병에 걸렸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양지운이 출연해 파킨슨병 투병과 세 아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놨다.
양지운은 지난 201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5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다. 현재 그는 많은 이들의 걱정과 달리 본인의 두 발로 온전히 걸으며 작은 산을 오를 만큼 건강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이날 양지운은 “모든 병은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사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양지운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과거 충격을 받았던 일화를 고백했다.
그는 “아들들이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로 인해서 감옥에 가고 전과자가 됐다”며 “셋째 아들도 병역 거부 문제로 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컸다”며 “특히 아들들이 실형을 받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양지운은 “아내에게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지 않으냐”며 “밖에 나가서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세월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고 법정으로, 감옥을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아내가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하자 아내 윤숙경씨는 “내가 스트레스를 더 받았을 것 같은데 왜 당신이 병에 걸렸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나도 참 많이 울었다. 면회 가면 집에서 끌어안고 울고(했다)”며 “남편 고통이나 제 고통이나. 나는 엄마니까 그때 그랬다. 이민 가자고 했다”고 어렵게 말문을 이어나갔다.
윤씨는 “제가 갱년기를 앓으며 힘들었는데, (첫째 아들이 감옥 간 지) 10년 후에 둘째 아들마저 감옥에 갔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첫째 아들 때보다는 덜 힘들었다”고 했다.
또 그는 “그런데 막내아들, 그때만 해도 아가라고 불렀을 때인데 걔가 또 감옥 간다고 하더라”며 “60살에 막내아들 감옥 보내고 살 수 있을까 싶더라. 죽을 것 같았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양지운의 가족은 아내 윤씨와 3남 2녀의 자녀를 뒀다.
첫째와 둘째 아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이미 수감생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막내아들은 1·2심에서 징역형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란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과 집총(총을 잡는 행위)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 병역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재는 이 조항에 대해 4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968년 TBC 공채 성우로 입문한 양지운은 1976년 KBS에서 방영한 미국 TV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에서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성우 배한성과 성우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며 외화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외화 더빙에 참여했으며 ‘체험 삶의 현장’ 20년, ‘생활의 달인’ 10년 등 TV 교양프로그램의 내레이션도 오래 맡아 대중에 친숙하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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