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에게 '파사현정' 휘호 받기도…8일 황교안·나경원 예방
'출석 불응' 의원들 수사 방향 취재진 질문엔 '침묵'
윤석열 예방 받은 여상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왼쪽)이 7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있다. 2019.8.7 toadboy@yna.co.kr (끝) |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설승은 이은정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은 7일 오후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예방했다.
소관 상임위원장을 찾아 의례적으로 취임 인사를 하는 자리였지만, 여 위원장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고발당해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두 사람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법사위원장실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윤 총장은 "곧 출장이라고 들었다"며 "검찰을 여러 가지로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여 위원장은 "총장님이 잘하셨다. 일 잘하기로는 총장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추켜세웠다.
윤 총장은 "많이 가르쳐주시고 저희가 잘못하는 게 있으면 정확하게 지적해달라"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여 위원장은 "여야 편향되지 않게 중립적으로 (수사를) 해주시면, 그게 저의 바람"이라고 말해 진행 중인 패스트트랙 수사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총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비공개로 잠시 대화를 이어갔다.
이야기 나누는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왼쪽)이 7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8.7 toadboy@yna.co.kr |
영등포경찰서는 서울남부지검의 지휘를 받는다.
윤 총장은 오는 8일 오전과 오후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한다.
그는 이날 국회 일정을 마친 뒤 '한국당 지도부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이냐', '패스트트랙 수사에 불응하는 의원들을 강제수사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검찰총장 마이크 켜주는 손학규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하기 위해 마이크를 켜는 윤 검찰총장을 도와주고 있다. 2019.8.7 toadboy@yna.co.kr (끝) |
윤 총장은 오후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 등도 차례로 찾았다.
손 대표는 "검찰총장이 세긴 센 모양이다. 취임 인사에 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정권에 적극 협조하는 사람은 중용하고 정권 쪽을 수사한 사람은 좌천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강직함과 소신, 개혁 의지를 갖고 검찰 인사를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2016년 총선 전에 윤 총장에게 국민의당 영입 제안을 했는데 거절당했다"며 "당시 새누리당의 제안도 거절해 이 자리에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법사위 소속인 오신환 원내대표와 만나서는 "무역·경제에서 촉발된 안보 문제들이 있는데 공정하게 처리하면서 국가 안보와 경제 살리기에 지장이 없도록,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희상 의장, 윤석열 총장에게 '파사현정' 족자 선물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7일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이 적힌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2019.8.7 yatoya@yna.co.kr (끝) |
앞서 윤 총장은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쓴 친필 휘호를 선물 받기도 했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윤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국민께 보고드렸다"며 "검찰의 법 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되 경제를 살려 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bang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