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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 또 발사체 쏘고 한·미 연합훈련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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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로 두 발 쏘아

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적대행위 땐 대화동력 사라져”

9일 에스퍼 국방장관 방한 맞춰 한·미연합연습 공식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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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맹비난하며 “군사적 적대 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노동신문> 이날치 4면에 실린 ‘외무성 대변인 담화’(이하 담화)에서 “거듭된 경고에도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며 “6·12 조미 공동성명과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오늘(6일) 오전 5시24분과 36분께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며 “고도 37㎞, 비행거리 450㎞, 최대 비행속도 마하 6.9 이상으로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아침 7시3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여한 긴급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의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거센 반발에도 5일 각종 국지도발과 테러 상황 등을 가정한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에 들어갔으며, 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연합연습 일정과 명칭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담화는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인 ‘동맹 19-1’,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A와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입 움직임 등을 거론하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우리를 계속 적으로 대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담화는 “앞에서는 대화를 외워대고 뒤돌아서는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떠들어대는 ‘창발적인 해결책’이고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라면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 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길’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부득불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처음으로 쓴 용어다. 대미 협상 노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만 담화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의 태도에 불만이 많지만, 남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궈온 한반도 평화 과정의 큰 틀을 아직은 먼저 깰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담화는 한·미 모두를 비판 표적에 올림으로써, 한·미 훈련과 북·미 실무협상 연계를 내비치며 ‘대미 비판’에 초점을 맞춘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7월16일),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한 7월25일을 포함한 네차례 발사(7월25일과 31일, 8월2일과 6일)에 실린 ‘대남 비판’을 한데 아울렀다. 담화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만 아니라 최고 권위의 ‘필독 매체’인 <노동신문>에도 이례적으로 실린 사실은, 북쪽의 상황 인식의 엄중함과 함께 안팎으로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우리 역시 국가 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개발, 시험, 배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될 것”이라는 담화의 주장이 눈에 띈다. 안보 우려 제기, 재래식 군사력 격차 줄이기 차원의 신무기 개발과 무기체계 현대화 작업의 불가피함 등 여러 의미가 어우러진 주장이다.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군사 행보에 집중하는 이유로 “내부 결속”과 “향후 정세·국면에서 주도권과 협상력 제고”를 꼽았다.

소식통은 “한·미 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북·미 실무협상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훈련이 끝나면 북쪽의 움직임이 있으리라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직 고위 관계자는 “북·미는 훈련이 끝나면 협상을 모색할 텐데, 문제는 남북관계”라며 “정부가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행보에 힘을 쏟지 않으면 남북관계 교착 국면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제훈 유강문 성연철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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