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연습 대응 차원 가능성…軍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외무성 담화로 비난 "대화 어려워…새로운 길 모색할 수도"
북한, 동해로 미상발사체 2회 발사 |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김동현 기자 = 북한이 하반기 한미연합연습 이틀째인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을 '우리를 해칠 칼을 가는 것'으로 규정하고, 연습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비롯한 관계 진전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상으로 날아간 발사한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
오전 5시 24분경과 오전 5시 36분경에 각각 포착된 발사체는 약 37㎞ 고도에서 약 450㎞를 비행했으며,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으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비행속도 등에 비춰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을 지난 7월 25일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정확한 제원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쏜 이후 13일 동안 4번째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반도, 지난 2일 함경남도 영흥 지역에서 단거리 발사체 각각 2발씩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이들 발사체를 지난 5월 4일과 9일에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통상 북한은 발사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그 사실을 발표했는데, 북한이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 발사체 성격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전처럼 참관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사는 한미 군 당국이 지난 5일 시작한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대응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
한미 군 당국은 연합연습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연습 명칭에서 '동맹'이라는 표현을 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북한은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발사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연합연습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미연합연습 같은 군사적 적대행위가 비핵화 대화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밖에 없어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대화 상대방을 겨냥한 전쟁 모의판이 벌어지고 있는 때에 건설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면서 연합연습 기간에는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는 오는 8일까지 사전연습에 해당하는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하고, 오는 11일부터 약 2주간 한반도 전시상황 등을 가정한 본훈련에 돌입한다.
연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북한이 추가 발사를 단행하는 등 반발 수위를 한층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은 연합연습이 시작되면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해왔다. 청와대도 이날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한미훈련 개시를 즈음해 두드러진 북한의 강경한 수사와 도발적 군사 행보들이 큰 틀에서 북미협상의 한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 한미훈련에 대한 반발을 표현함으로써 훈련 종료 때까지 미국과의 본격적인 대면 협상을 준비할 시간을 버는 한편, 협상이 시작됐을 때 안보와 관련한 상응조치를 요구하기 위해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이라며 대화 여지를 남긴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통일부는 이날 배포한 '최근 북한정세 동향' 자료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향후 정세 국면에서 주도권 및 협상력 제고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연합연습 '전작권 검증 연습' (PG) |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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