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새로운 길 모색"..한미일 안보 균열 틈새 노리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 외무성 담화, 발사체 발사 책임 한미에 전가

文 남북 경협 통한 극일 발언 하루 뒤에도 대남 강경 자세 이어가

전문가는 내부 통치용 진단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지난 2일 일본 화이트리스트 관련 긴급 국무회의 소집 후 사흘 만의 공식 회의 발언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북한 외무성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발사체 발사 도발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 북ㆍ미 대화를 견인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고심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북한은 6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고 전날 시작된 하반기 한미연합연습에 반발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발사체 발사 도발까지 곁들이며 결기를 드러내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위험 계선에 이른 것과 관련하여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오히려 자신들의 미사일 도발에 나선 책임이 한국과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역시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개발, 시험, 배비(배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북측이 연일 실시하고 있다는 발사체 발사가 한미연합연습에 맞대응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성된 정세는 조미(북미), 북남 합의 이행에 대한 우리의 의욕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대화 전망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심히 대하면서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조선이 그렇게도 '안보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로 될 것"이라며 막말성 언사를 담기도 했다.


이번 담화는 이날 새벽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연계돼 주목된다. 한미연합 훈련에 대한 반발의 수위를 높이며 북ㆍ미 협상에 앞선 기 싸움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하며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날 발사체 발사와 외무성 담화가 동시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일단 한미연합 훈련을 어제 시작했으니 맞대응 차원일 수도 있지만 한미연합 훈련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며 한미를 함께 비난하고 새로운 길까지 언급한 것은 최근의 도발이 본질적으론 내부통치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연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제시한 시점이 연말인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약속을 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교소식통도 북한이 아직 대화에 나서고 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미 통로인 외무성의 내부적인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대화를 준비할 시간을 벌고 아울러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는 내부 선동을 통해 김 위원장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북한이 한일 갈등으로 인해 한ㆍ미ㆍ일 안보공동체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하루 전 "남북 경협으로 평화경제 실현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은 평화경제 실현에 선행돼야 하는 대화 가능성을 닫아둔 채 강대강 행보에 치중하며 문 대통령의 희망에 부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새로운 발사체 발사에 대해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 일본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당 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를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보교류에 대한 중요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