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고객은 보여주기식" '미투 대응 문건 논란' 마리몬드 대표 사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를 주제로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수익금 일부를 기부한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윤 대표 부친의 미투 사건 이후 '대응 전략' 문건이 유포돼 논란이 됐다.

윤 대표는 지난 2일 마리몬드 홈페이지에 사퇴문을 올렸다.

윤 대표는 "작년 가족과 관계된 미투 이슈가 마리몬드 고객 이탈 및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마리몬드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던 사건이 아니었고, 저의 가족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대표였던 저는 마리몬드 매출이 하락하고 있음에 조급함과 책임감이 컸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리몬드는 최초의 미투를 외치시던 할머니들을 위해 탄생한 브랜드"라며 "이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나 저라는 개인으로 인해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마음 아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생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라며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일부 고객만 이탈하였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마리몬드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보여주기식으로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었고,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 고객군으로 타깃을 확장하겠다'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마리몬드와 함께 신념을 표현해 주시던 모든 고객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했던 것이 아니며, 어떤 이슈에 쉽게 휩쓸리며 행동하는 분들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소중한 고객분들의 진심을 왜곡한 잘못된 표현이었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윤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고 마리몬드 최대 주주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연예술계에서는 윤 대표의 부친 연출가 윤호진 씨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SNS를 통해 마리몬드의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이 유포됐다. 해당 문서는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군'을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리몬드를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라고 표현했다.

표현에 대한 비판이 일자 윤 대표는 지난 2일 사과문을 올리고 "일부 이탈 고객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했으나 다시 읽어보아도 이 문장은 고객들께 상처를 주는 문장"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하루 뒤 윤 대표는 사퇴를 선언하고, 인수인계 이후 모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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