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70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이날 201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재적 297인, 재석 228인, 찬성 196인, 반대 12인으로 통과됐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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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간 세 차례나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국회는 정부 제출 100일째가 된 추경을 가까스로 처리했다. 법안 의결도 119일 만에 했다. 파란만장했다.
◆ DAY1(7월 29일) '8월1일' 국회 본회의 일정 합의=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가 29일 '7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했다. 30일부터 추경안 심사를 재개해 1일 '안보+추경' 국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도 처리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도 함께 의결하기로 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추경안과 결부시켜 강하게 요구하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보류하기로 했다.
◆ DAY2(7월 30일) 국회 온 강경화 "한일관계 악화 우려"=외교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이 8월2일로 예정된 각의(우리의 국무회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되면 "한일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이라며 "정부가 여러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리의 맞대응 방안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데 대해 "지금은 유지 입장이나 앞으로 상황전개를 보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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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3(7월 31일) 민주연구원 보고서 파문=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보고서가 화제였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갈등이 총선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 분석 내용이었다.
보고서는 "지지층(2040·진보) 뿐 아니라 스윙층(50대·중도·무당층)에서도 한일문제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했다"며 "이들 집단에서 한일문제에 대한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본 야당은 "총선을 위해 안보를 팔아버렸다"(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 사태를 내년 4.15 총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셈이냐"(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거세게 비난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 안팎의 비판 여론에 민주연구원은 고개를 숙였다.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며 사과했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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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8월 1일) 2시→4시→8시…머나먼 본회의=여야 합의에 따라 1일 굳게 닫혀있던 국회 문이 열리나 했다. 하지만 오후 2시에 열릴 거라던 본회의는 오후 4시로 연기되고, 또 다시 8시로 미뤄지더니 끝내 열리지 않고 날을 넘겼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추경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원안을 지키려는 민주당을 향해 한국당은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과 적자 국채 발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회의 일정을 잡아놓고도 추경안을 두고 막판 협상이 불발되면서 원내대표들의 요청에 따라 밤 늦은 시간까지 국회 주변에서 대기한 의원들은 결국 그대로 귀가했다.
추경안 심사를 책임지는 김재원 국회 예결위 위원장은 마라톤 심사가 이어지고 있던 이날 밤 술을 마신 듯한 모습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었다. 김 위원장은 저녁 8시40분에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밤 11시10분쯤 국회 로텐더홀에 나타났다.
기자들에게 "총액 합의 중 거의 마지막 단계"라며 협상 상황을 설명한 김 위원장. 기자들은 그에게서 술냄새를 맡았고 '약주를 한 잔 하신 것 같은데 논의 와중에 한 것이라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니 그냥 서로 편하게 이야기한 자리"라며 음주여부를 답하지 않았지만 이미 벌개진 얼굴과 비틀거리는 걸음,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 상태였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회의 중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관련 발언이 생중계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정례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불과 10여분 만에 한국을 화이트국가(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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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8월 2일) 파란만장 대한민국, 국회=북한이 이틀 만에 또 다시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일 새벽 2시 59분경과 3시 23분경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31일에 이어 이날까지 9일 간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북한의 도발에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다.
일본은 예상대로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비록 일본이 경제 강국이지만 우리 경제에 피해를 입히려 든다면 우리 역시 맞대응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갖고 있다"며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회는 3당 원내대표의 합의를 거쳐 이날 오후 3시30분에 본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가까스로 시작된 본회의는 일본 경제보복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140여 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추경안은 5조8300억원 규모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정부안보다 8600억원 순감됐다. 재석 228인 중 찬성 196인, 반대 12인, 기권 20인으로 통과됐다. 정부가 제출한 지 100일째 된 날에 겨우 빛을 봤다.
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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