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담당하는 김재원 예결위원장(오른쪽)이 1일 밤 11이를 넘은 시간 국회 예결위 회의장 앞에 나타났다/사진=김민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중 술을 마신 정황이 드러났다. 예결위 여야 간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추경안을 심사중인데, 의견 차가 커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결국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를 책임져야할 위치에 있다.
김 위원장은 1일 저녁 8시40분 국회 예결위 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예결위 협상 진통으로 이날 본회의 일정이 오후 2시에서 4시, 8시로 연기된 상황이라 김 위원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그는 끝내 의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건 밤 11시10분쯤, 국회 로텐더홀에서다.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총액 합의 중 거의 마지막 단계"라며 "국채발행 등 모든게 연계돼 있어서 목표액을 가지고 할 수가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선택만 남았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 한국당 간사들끼리 협상중이라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 분위기가 술렁였다. 일부 기자들은 '술냄새가 나지 않았냐'고 말했다. 한 기자가 '약주를 한 잔 하신 것 같은데, 논의 와중에 한 것이라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아니 그냥 서로 편하게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답했다. '약주를 한 것은 맞느냐'고 되묻자 김 위원장은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담당하는 김재원 예결위원장(오른쪽)이 1일 밤 11이를 넘은 시간 국회 예결위 회의장 앞에 나타났다/사진=김민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여분 뒤인 밤 11시20분쯤 예결위원장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 복도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기자가 사진을 찍으려 다가가자 김 위원장은 "찍으려면 제대로 찍으라"며 포즈를 취했다.
예결위원장실로 향하던 김 위원장은 기자에게 다시 돌아와 "사진을 찍으라고 했는데 동영상은 왜 찍냐"며 항의했다. 그러면서 기자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휴대폰을 뺏으려 했다.
김 위원장의 안색은 벌겋게 달아 올랐다. 입에서는 술냄새가 풍겨나왔다. 그에게 '술을 마셨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대답하지 않고 황급히 돌아섰다. 위원장실 직원들이 기자를 막아섰다. '예결위 심사중에 위원장이 술을 마셔도 되냐'는 질문에도 김 위원장은 "내가 뭘 술을 마셔"라며 부인했다.
예결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추경안 삭감 규모를 놓고 이날 오전부터 마라톤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자정이 넘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부안 원안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적자국채발행은 안 된다며 3조6000억원을 삭감할 것을 주장했다.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비상대기' 상태다. 각당 원내대표는 심야중 본회의가 열릴 경우 정족수에 미달할 것을 우려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예결위원장은 추경안 심사의 '키'를 쥔 핵심 인물이다. 결국 자정이 넘어서까지 추경안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일 자정쯤 소속 의원들에게 "예결위에서 추경안 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의원님들께서는 오늘은 귀가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김평화, 김하늬 기자 peac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