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OMIA 폐기' 시사하며 화이트리스트 배제 철회·연기 거듭 요청
국민민주 "정부에 '냉정 대처' 충고"…입헌민주 "정부에 우려 전달"
기자회견 하는 국회 방일단 강창일 의원 |
(도쿄=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국회 방일 의원단은 1일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을 찾으며 이틀째 의회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방일단은 이들 야당 지도부와 연쇄 면담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 배제 철회·유예를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방일단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한미일 안보 협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본의 야당 지도부는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방일단의 의견을 일본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하면서도 큰 틀에서는 일본 정부와 다르지 않은 입장을 견지했다.
방일단은 우선 이날 오전 도쿄(東京)의 국민민주당 당사를 찾아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대표를 40분가량 면담했다.
면담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자유한국당 윤상현·민주평화당 조배숙·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방일단은 "과거사 문제를 경제보복 조치로 연계시킨 것은 자유무역체제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수출규제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다고 윤상현 의원이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윤 의원은 "일본이 내일 각의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한다면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까지 위협받을 수 있고, 한일관계가 통제 불가능 상태에 갈 수 있다는 것을 꼭 이해해달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방일단은 또한 한국 정부가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일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한일 기업 공동기금 조성안'에 한일 기업만 참여하는 '1+1'뿐 아니라 한국 정부가 참여하는 '1+1+α'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마키 대표는 방일단의 의견을 경청한 뒤 "아주 잘 알아들었다"고 답했다고 강창일 의원이 전했다.
또한 다마키 대표는 "일본 정부가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충고하겠다"며 "일본 정부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조배숙 의원이 밝혔다.
다마키 대표는 또 "정확한 팩트와 사실관계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략물자 관리를 불충분하게 해서 중요한 물자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에 '그렇지 않다'는 것만 정확히 해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조 의원이 덧붙였다.
이어 방일단은 이날 오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찾아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방일단 단장인 무소속 서청원 의원과 한국당 원유철·윤상현·김광림,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면담에 자리했다.
서 의원은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결정되면 국가 간 엄청난 (관계)악화가 예견되니 (일본) 여당에 철회 내지는 유예를 해줄 것을 전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방일단은 입헌민주당 면담에서도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화이트리스트 배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원유철 의원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일 군사당국이 지금도 분석 중일 텐데, 양국 군사당국이 함께 분석하는 근거가 바로 지소미아"라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은 이야기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 한국은 전략물자 수입에 장애가 생기고, 군사정보 자산 확보에 어려움이 따라 지소미아 자체의 기능이 약화하고 효율성이 저해될 것"이라며 "양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야마 간사장은 "화해치유재단 해산으로 국가 간 약속을 저버린 것은 유감이며, 수출규제가 양국에 영향을 주지만 일본 정부는 안보 우려가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투명하게, 흉금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게 요청해달라"고 답했다고 서 의원이 전했다.
방일단은 이로써 여당인 자민당을 제외하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당인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지도부를 모두 만났다.
서 의원은 일본 정당 지도부와의 연쇄 면담 결과에 대해 "일본의 여야 의원들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약속을 저버렸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해 어려움이 있지만 함께 노력하자'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방일단은 '여야가 문제 해결에 앞장설 테니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절대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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