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KGC서 챔프전 제패 합작
“2대2 플레이는 아직 국내 최고”… “김종규 영상 보며 스타일 분석”
베테랑 가드 김태술(오른쪽)과 이상범 DB 감독은 프로농구 2011∼2012시즌 안양 KG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뭉친 스승과 제자는 2019∼2020시즌 DB의 도약을 위해 원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원주=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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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 김종규(28)를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오른 DB는 6월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삼성에서 베테랑 가드 김태술(35)을 영입했다.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군림했던 김태술은 2011∼2012시즌 이상범 DB 감독(당시 KGC)과 함께 KG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31일 DB 안방인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김태술은 “감독님과 다시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선수를 믿고 맡겨주는 ‘덕장’ 스타일은 그대로더라. (감독님께서) 내게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당시 FA ‘최대어’로 주목받으며 KCC로 이적한 김태술은 이후 5시즌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빅맨과의 2 대 2 플레이에 강한 정통파 포인트 가드인 김태술이 단신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유의 경기 운영이 빛을 발하지 못했고 자신의 슛 정확도까지 떨어졌다. 김태술은 “재기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대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김태술의 부진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은 KGC 시절 그의 ‘은사’였던 이상범 감독이었다. 이 감독이 ‘이제 끝났다’는 얘기까지 듣던 김태술을 DB로 데려온 것은 확실한 쓰임새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2 대 2 플레이만큼은 아직 김태술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나다. 경험 많은 김태술이 김종규의 장점을 잘 살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성기 때의 60∼70% 정도만 해준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술은 요즘 틈틈이 김종규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하고 있다. 김종규는 현재 농구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대표팀에 차출돼 함께 훈련할 수 없다. 김태술은 “똑같이 스크린을 걸어주고 패스를 받더라도 선수마다 성향이 다르다. 스크린을 걸어준 뒤 어디로 들어가는지, 어디서 패스를 받았을 때 슛을 가장 쉽게 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나중에 함께 훈련할 때 손발을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프로에 뛰어든 김태술에게 DB는 5번째 팀이다. 어쩌면 마지막 둥지가 될지도 모를 DB에서 김태술은 그 어느 때보다 시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원주=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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