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무기, 한·일과 공유 고려해야"
미국과 나토의 핵 공유협정 사례 들어
엇갈리는 전문가 의견 "북핵 대응 가능"
VS "북·미협상 판 깨는 소리…시기상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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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문제원 기자] 북한의 신형 잠수함 공개 및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여파로 여의도발(發) '한국 핵무장론'이 불거져나오는 상황에서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교가 '한·미·일 핵무기 공유협정'을 제안해 관심을 끈다. 미국의 핵무기를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 등 특별히 선정된 아시아 파트너국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보고서의 작전 운용화'라는 제목으로 현역 실무급 미 육·해·공군 장교들이 공동 작성한 이 보고서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공유협정을 사례로 들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터키 등 5개 비핵국가와 핵무기 공유협정을 맺고 있다. 협정에 따라 이들 5개 나라는 핵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에서 탈퇴해 자국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이 비전략 핵무기의 소유권을 유지함으로써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핵 공유협정 체결 국가들이 평시에는 NPT 조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는 한·미·일의 핵 공유협정에 대해 NATO 모델과는 차이를 뒀다. 전쟁발발 시 한일 양국에 한반도에 재배치하게 될 전술핵 무기의 공동 사용 권한을 부여하되 핵무기 투하·발사는 미국이 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반면 NATO 모델은 전쟁 발발 시 NATO 회원국의 폭격기가 미국의 전술핵 무기를 탑재해 투사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런 방식의 협정을 통해 "대북 억지 효과를 얻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에 대한 압력을 증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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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공유협정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은 실질적인 핵 보유국가이고 한국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이라면서 "이에 대응한 한국의 핵 개발을 막으려면 핵 보유국(미국)이 한국에 전술핵 배치, 더 나아가 핵 공유협정을 할 유인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전술핵 배치보다 핵 공유협정이 더욱 더 강력한 수단이라고 봤다. 그는 "전술핵 배치는 핵을 미국이 자신들의 필요성에 따라 배치할 경우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걸 사용하거나 움직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유협정은 (전술핵을) 움직이고 활용하는 것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한국과 같은 협의체를 마련해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이동하고 사용하고 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핵 공유협정이 오히려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미·일 핵무기 공유협정 얘기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핵 공유협정이 성사된다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공유협정은) 최종적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됐을 때, 그때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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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유한국당은 최근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대통령은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받아주지 않으면 즉각 NPT를 탈퇴하고 자강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취임 초기인 지난 3월14일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우리 현실을 고려하면 무조건 접어놓을 수만도 없는 일"이라며 자체 핵무장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이제 핵무장 검토할 때'라는 토론회 축사에서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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