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스포츠계 샛별·유망주 소식

'육상 샛별' 양예빈 "400m 54초도 뛰어볼게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중학생 신기록 달성 목표였는데 이뤄…이제 더 높이"

연합뉴스

한국 육상의 희망 양예빈
(서울=연합뉴스) 양예빈이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한국 여자 중학생 신기록 55초29로 우승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9.7.29 [대한육상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5살 중학생 소녀가 아시아 정상권과 점점 격차가 멀어져가던 한국 여자 육상에 커다란 희망을 안겼다.

육상 선수들이 "정말 힘든 종목"으로 꼽는 400m에서 한국 육상의 희망이 자란다.

양예빈(15·계룡중)은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55초29로 우승했다.

29년 동안 멈춰 있던 한국 여자 중학생 400m 기록이 바뀌었다.

종전 이 종목 기록은 1990년 김동숙이 작성한 55초60이다. 양예빈은 29년 만에 한국 여자 중학생 기록은 0.31초 단축했다.

이날 양예빈이 기록한 55초29는 올해 성인을 포함한 한국 여자부 전체 2위 기록이다. 신다혜(김포시청)가 기록한 2019년 한국 1위 55초19에도 0.1초 차로 다가섰다.

양예빈은 값진 기록을 세운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 개인 최고 기록(종전 55초65)만 깨자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더 좋은 기록이 나왔다. 한국 중학생 기록은 올해 안에만 넘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계획보다 더 빨리 기록을 세웠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 육상의 희망 양예빈(왼쪽)과 김은혜 코치
[김은혜 계룡중 육상부 코치 제공]



그는 이날 기록을 세우면서 올해 아시아 18세 이하 여자 400m 랭킹 7위로 올라섰다.

이 소식을 전하자 양예빈은 "정말요"라고 되물으며 "제가 그 정도 되는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양예빈보다 빠른 기록을 보유한 아시아 18세 이하 선수들은 모두 2002년, 2003년생이다. 2004년 3월 16일에 태어난 양예빈의 18세 이하 랭킹은 점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양예빈은 "나보다 한 살, 두 살 많은 선수도 기록이 좋으면 '나보다 앞서가는 선수'인 것"이라면서도 "나도 차근차근 기록을 줄여나가서 순위를 더 높이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양예빈의 400m 개인 최고 기록은 57초51이었다. 1년 사이에 무려 2초22를 단축한 양예빈은 이제 54초대 진입을 노린다.

김은혜(29) 계룡중 코치는 "예빈이가 지금도 54초대를 뛸 기량은 갖췄다. 절대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슷하게 뛰는 선수가 옆에 있으면 머지않아 54초대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육상 샛별 양예빈(오른쪽)과 김은혜 코치
[김은혜 계룡중 육상부 코치 제공]



여자 400m 한국기록은 2003년 이윤경이 세운 53초67이다. 양예빈이 54초대에 진입하면, 다음 목표는 한국 신기록 달성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400m에 흥미를 느끼는 점도 고무적이다. 육상 선수들은 400m를 "괴로운 종목"이라고 표현한다.

역대 최고 육상 선수로 꼽히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도 20세 이하 대회에 나설 때는 400m도 소화했다. 그러나 "400m를 뛸 때 너무 큰 고통을 느낀다"며 100m, 200m에 주력했다.

100m와 200m는 고통을 느끼기 전에 레이스가 끝난다. 800m부터는 속도를 조절해서 뛴다. 그러나 400m는 꽤 긴 시간을 전력으로 달려야 한다.

양예빈은 "당연히 짧은 거리를 뛰면 고통이 덜하죠"라고 말하면서도 "내게 가장 잘 맞는 종목이 400m다. 기록이 줄어드는 걸 보면서 400m가 더 좋아진다"고 했다.

더 좋은 기록을 만든 날, 양예빈은 충청북도 보은에서 시작하는 청소년 대표팀 하계 훈련에 합류했다. 그는 "훈련이 힘들 때도 있지만, 기록을 만드는 기쁨이 더 크다"고 했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