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안보국회, 추경처리 합의 및 7월 임시국회 정상화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국회가 8월 1일 본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처리한다. 또 30일에는 국회 운영위원회 등을 소집해 안보 관련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회동하고 ‘7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했다. 이른바 추경 처리를 위한 안보 국회다.나경원·오신환 원내대표가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지 3일만이다.
합의에 따르면 여야는 7월 임시국회를 ‘안보+추경’ 국회로 열기로 했다. 여야는 우선 30일부터 추경안에 대한 심사를 재개한다. 기존 추경안 6조7000억원과 함께 일본 경제보복대응 예산(2731억원)을 포함한다. 또 운영위·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등을 동시에 열어 안보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한다. 합의대로라면 추경안은 국회 제출 99일만에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을 규탄하는 결의안 등도 함께 처리한다.
여야가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극적 합의하면서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한국당은 ‘국정 발목잡기’ 논란을 해소하는 한편 임시국회 기간 일부 의원들의 경찰 강제소환을 피하는 효과를 거뒀다. 민주당은 추경안 처리라는 실리를 취했다.
한국당은 추경안 처리와 북한 목선 국정조사·정경두 장관 해임 건을 결부시켰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해당 책임이 정부·여당에서 야당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또 ‘친일 공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른바 ‘경제 한일전’ 국면에서 한국당이 일본 정부가 아닌, 우리 정부를 비판한다며 해법 모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연일 공세를 펼쳤다. 한국당은 대신 청와대와 정부를 상대로 안보 관련 질의 공세를 펼칠 기회를 얻었다.
‘방탄 국회’ 논란도 일부 해소될 것이란 판단도 깔렸다. 경찰은 지난 4월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일부 한국당 의원들을 강제 소환할 수 없게 됐다. 한국당의 소집 요구에 따라 29일 오후 2시부터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면서다. 한국당이 이 기간 추경안 처리 등은 등한시한 채 정쟁만 집중할 경우 스스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에 놓일 우려가 있었다.
민주당은 끝내 추경안 처리를 받아냈다. 추경안이 본회의를 넘어서면 경기 활성화는 물론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등 재난 극복, 미세먼지 후속대책 등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2731억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에 기대를 모은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협상력 역시 재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쟁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단호히 끊겠다”고 밝혔다. 추경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한국당에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협조를 촉구하는 한편 ‘친일 공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강행’ 등으로 압박했다. 당초 이 원내대표는 검경수사권 조정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한국당에 내주고도 추경안 처리에 애를 먹었다.
김평화 이원광 , 박선영 인턴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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