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무장관 “외국 기업·관광객에게 불안정한 나라 낙인”
美 기업들, 이미 홍콩 시위로 피해 보고…수익악화·투자보류 이어져
28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저항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고무탄과 최루탄 등을 발사하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치는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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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홍콩 재무장관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아시아 금융허브’라 불리는 홍콩의 경제를 해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위가 장기화될수록 자영업자,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다. 해외 기업인들 역시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홍콩의 명성이 이번 시위로 흔들리고 있으며, 이미 일부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보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 챈 홍콩 재무장관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매업과 식당들의 영업이 최근 급격하게 줄었다”면서 “외국 기업이나 관광객들에게 홍콩은 불안정한 나라로 낙인찍히고 있으며, 홍콩에 여행을 오거나 사업을 하거나, 혹은 투자하려는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위 기간이 길어질 수록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시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는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홍콩 경제에 대한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최근 홍콩 경제는 중국의 경제 둔화로 인한 영향과 함께 전세계를 강타한 무역긴장의 여파로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0.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불안한 국내 정세까지 더해지면서 홍콩 경제는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주말 간 이어진 시위 이후인 29일 홍콩의 항셍지수는 1.3% 하락했다. CNBC는 “주말동안의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증시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불안 역시 현실화되고 있다. 같은날 홍콩의 미국 상공회의소(AmCham)는 홍콩 내 기업 12%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얌참은 홍콩 시위가 공급불안과 소비 위축으로 인한 기업의 수익 악화와 더불어 투자 보류와 같은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라 조셉 암참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라는 홍콩에서 몇 주 동안 계속된 대규모 시위와 정치적 마비, 그리고 폭력적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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