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이종석 "아태평화대회, 교착국면서 남북소통의 장 마련 성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참가자들 '日 경제보복' 한목소리 규탄…국제여론 조성 한몫 기대

김원웅 광복회장 "DMZ내 평화공원 조성·역사자료 교류 적극 추진"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필리핀 마닐라에서 25∼26일 열린 '2019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과거 일제가 자행한 전쟁범죄에 대한 참가자들의 규탄 메시지를 담은 공동발표문 발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교착국면인 남북관계 속에서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이 남북교류 협력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10개국 참가자들이 아베 일본 정부의 '수출 보복 조치'를 '과거 잘못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규정해 공동발표문을 낸 것 역시 최근 '한일 갈등'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유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연합뉴스

아태평화 국제대회 참가한 이종석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장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이종석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은 폐막일인 26일 마닐라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대회에 참가한 자신의 견해에 대해 밝혔다.

그는 "교착국면에도 북측과 교류 협력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히려 예기치 않은 남북관계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지자체나 민간 차원의 이런 만남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긴장 국면이 과거처럼 군사적인 위험 상황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며 이렇게 가다가도 회복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남북교류의 맥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끊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류 협력 분야에 대한 구체적 성과가 부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성급함을 경계했다.

이 위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일제 식민시대 문제 논의에 집중했지만, 경기도와 북측 간 민간분야 남북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본 행사 전날인 25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및 최근 첨예한 한일관계 등 여러 가지 민감한 상황을 고려, 이번 대회 의제를 한일관계 이슈에 집중하기로 하고 남은 행사 일정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2019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개국 참가자들이 공동 발표문을 통해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고 이를 '과거 잘못의 책임회피 시도'로 규정한 점을 또 다른 이번 대회의 성과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참가자들 하나하나가 힘을 모아 우리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며 "국제사회에서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가 '남북교류'를 선도할 수 있는 이유로는 '경기도가 처한 상황'과 '민선 7기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꼽았다.

이 위원장은 "면적, 인구 면에서 최대 접경지역을 품고 있는 곳이 경기도인 만큼 남북교류 협력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다"며 "여기에 평화부지사 제도를 두는 등 민선 7기의 강한 실천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남북교류 협력을 앞장서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대회에 내빈으로 참석해 북측 대표단과 직접 대화를 나눈 김원웅 광복회장은 "북측 미사일 발사로 논의가 제한적으로 이뤄져 아쉽지만, 북측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여러 참가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DMZ(비무장지대) 내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일제 강제노역과 일본군 성노예 기억이 담긴 박물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할 계획"이라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독립유공자들의 북한 방문과 북측과의 역사자료 교류를 통한 독립운동사 복원 등도 추진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도 소개했다.

이번 대회를 공동 주최한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 간 '소통 부재'로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부분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대운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은 "북측에 대화 채널이 있다는 이유로 경기도가 대회를 공동주최한 민간단체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예산을 지원해놓고도 행사 과정마다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고 허둥대는가 하면 제 목소리도 못내 엇박자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이럴 바에는 경기도 추진 남북교류 협력 사업을 전담할 재단을 설립해 도의 남북협력기금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지금보다 투명하고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재단 설립 타당성, 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 경기도 남북교류 협력사업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작업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경기도는 북한과 접경지역에 있는 광역지자체로서 인구와 예산이 가장 많다. 인구는 1천350만명에 달하고 남북협력기금이 300억원에 달한다.

gaonnu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