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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 77일 만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한미 연합훈련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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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이 지난 5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조선인민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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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오전 강원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새로운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하는 등 잇딴 군사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인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북·미 실무협상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만큼 훈련 이후에야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5월9일 이후 7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5시34분과 5시57분쯤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430㎞, 고도는 약 50km로 잠정 평가했다.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지난 5월4일과 9일 두차례 발사한 미사일과 유사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해 작전 배치를 앞둔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이 군사행보에 나선 것은 다음달 5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 지휘소연습(CPX)에 대응하면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6일 한·미 연합연습이 진행된다면 북·미 실무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미는 이번 연합연습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지휘 능력을 검증하는 차원이라며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이 재차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키로 한 쌀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미 실무협상은 한·미 연합연습이 끝난 이후인 8월 말이나 9월 초쯤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다음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저강도 무력 시위를 통해 대화의 판을 깨뜨릴 의도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은 현재 하계 훈련이 진행 중이어서 대내 결속을 노린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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