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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으로 南 쌀 안 받겠다'…정부 "공식입장 확인중"(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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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지난주 경 WFP와 北 실무협의 과정에서 北측 입장 밝혀

머니투데이

사진=W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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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연합연습을 이유로 우리 정부가 국제기구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톤에 대한 수령 거부 의사를 지난주 경 실무협의 과정에서 드러냈다고 통일부가 24일 밝혔다. 북한이 다음달 한미연합연습을 북미실무협상과 연계시킨 뒤 나온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정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이유로 삼아 쌀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한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WFP와 북한과의 실무적인 협의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이러한 입장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이란 북한이 다음달 예정된 한미연합지휘소연습(CPX)을 이유로 쌀 지원을 주관하고 있는 WFP 측에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한 언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고, 이 '거부' 얘기가 실무급에서는 오간 적이 있다는 걸 우리 정부가 확인한 셈이다.

다만 김 부대변인은 "정부는 현재 WFP를 통해 북한측에 공식입장을 확인 중에 있다"고 이 같은 내용이 북한의 '공식입장'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로서는 쌀 지원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당초 계획대로 9월까지 5만 톤이 다 전달될 수 있도록 북측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쌀 수령 거부 의사 표시와 관련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며 그런 적(북한이 WFP와의 실무협의에서 우리 정부가 제공하는 쌀을 안받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고 WFP 측에서 전달 받은 내용을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쌀을 실어 나를) 선박 수배도 WFP가 여러 번 했으나 최종적으로 계약을 안 했다"며 "계약 후 수송 확정 등은 북한이 최종 입장을 주지 않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이달 중 1항차를 출항할 계획이 물리적으로 지연된 이유 중 하나가 북한의 답이 늦어졌기 때문이란 얘기다.

이 당국자는 "WFP를 통해 북한의 최종 공식 입장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최종통보가 온 건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WFP의 북측 카운터파트가 북한 외무성이고, 외무성 실무급이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는 건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특히 이 당국자가 WFP에서 이 사실을 전달 받은 시점을 지난 주말로 밝힌 것으로 보면 북측이 WFP에 이를 전달한 건 지난주 중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다음달 한미연합연습과 북미실무협상을 연계시킨 시점 무렵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북한 외무성은 북미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실무협상 '시한'이 임박한 지난 16일 한미연합연습 시 북미실무협상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연계를 공식화했다. 23일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내달 한미연합연습을 문제 삼으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 했다.

북미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시점에 북한이 이미 예정된 연합연습을 문제 삼자 전략수립을 위한 시간벌기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실무협상을 앞두고 '동결'을 비핵화의 입구로 삼아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는 로드맵 구상을 밝힌 상태인데,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떤 수준의 상응조치를 요구할 지 등을 아직 고민 중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이 대미전략을 다시 짜는 기간 남북대화를 사실상 중단하는 등 대미와 대남 전략을 연동해 온 만큼, 이번 식량지원 관련 '실무진의 의사'도 결국 북미협상을 앞둔 북한의 전반적인 전략 하에서 이뤄졌을 수 있다고 추정된다.

북한이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을 거부한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도 북미실무협상 개최 준비라는 특수한 시점이 식량지원 관련 입장과 연계돼 있을 수 있다는 추정으로 이어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국제기구 통해 북한에 식량지원을 했을 때 북한이 거부하는 게 "빈번한 사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WFP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 5만 톤을 지원한다고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관련 예산 마련과 WFP와의 양해각서 체결 등을 진행했고, 9월까지 최종 수송을 마치기 위해 이달 중 1항차 출항을 진행하려던 계획이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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