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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김정은 잠수함 시찰한 날 조선신보 “한미군사연습 북미협상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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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묘한 시점 74일만에 군부대 방문

-“한미 군사연습 중단…대화의 객관적 조건”

헤럴드경제

북한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것과 동시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북미 실무협상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미국을 향한 압박메시지를 발신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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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23일 관영매체를 동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된 잠수함을 시찰했다는 소식을 공개한데 이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북미대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판을 깨지는 않는 선에서 수위를 조절하되 본격적인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쉽사리 물러서거나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로 추정되는 곳을 방문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보고 작전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파악했다. 김 위원장의 군사분야 공개활동은 군수공장 시찰과 군부대 공연 등을 제외하면 지난 5월9일 조선인민군 전연 및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 지도 이후 74일만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6·30 판문점회동에서 합의한 2~3주내 실무협상 재개가 무산된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불만은 내달 초 예정된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행사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조선신보는 같은 날 ‘합동군사연습은 조미(북미)협상의 장애 요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미 군사연습 중단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마련해야 할 비핵화 대화의 객관적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금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해 이러저러한 여론이 난무하고 있는데 미국은 무엇보다 비핵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객관적인 조건과 환경을 마련해야하며 그에 기초해 조선 측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현실화될 경우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선신보는 아울러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강한 우려도 드러냈다. 신문은 먼저 “애당초 북침 작전계획에 따르는 합동군사연습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며 “조선은 자위적 무력을 동원해 여기에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연습중에 ‘북의 공격 조짐’이 있다고 판단하면 선제공격을 허용하기에 이 기간에는 국지적 마찰이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조선의 핵과 탄도로켓은 그를 억제하기 위한 힘이며 핵전쟁의 위험이 가셔지지 않고 오히려 짙어진다면 그 힘을 부단히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특히 “조미 실무협상이 진행되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방도 등이 논의되게 된다”며 “조선반도 비핵화는 ‘조선의 일방적인 핵 폐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 비핵화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북한은 판 자체를 깨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시찰한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신포급(2000t급) 내지 발사관을 늘려 2기 이상의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 잠수함의 규모나 제원 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대신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만 언급하는데 그쳤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에 대외적 메시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잠수함 능력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잠수함이 동해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축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오히려 신형 잠수함 공개가 미국을 위협하고 압박하는 것이기 보다 북미대화와 향후 실무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대내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분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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