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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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자유한국당에 조건 없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플랜 B’를 밝혔다. 추경안을 우회한 일본 수출 규제 관련 재정 대책을 세우고,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열차를 재가동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이 북한 목선 입항 국정조사나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 표결 중 하나라도 받아야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맞섰다. ‘원포인트 7월 임시국회’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자는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55)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부터 저는 정쟁이라는 아주 나쁜 악순환의 고리를 단호히 끊는 길로 나서려고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강 대 강 대치를 원한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도 꽤 많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새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가졌던 밀월 기간을 끝내고, 더는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은 먼저 한국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싱’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추경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휴전 기간이 두 달도 안 돼 끝날 수 있다”며 “정개특위에서의 협상과 합의로 나아가는 최선의 환경은 추경을 볼모로 한 정쟁 중단”이라고 했다. 한국당이 추경안에 반대하면 여야 4당 연대로 정개특위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추경안이 처리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우선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과 재정 수단을 포함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예비비를 끌어쓰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대승적 양보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정부가 낸 추경안이라는 것이 해도 해도 너무 심했다”며 추경안 자체가 졸속 편성됐다고 맞섰다. 한국당 내에서는 정경두 장관 해임결의안이나 북한 목선 입항 국정조사 둘 중 하나라도 받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해임결의안을 추경안에 연계하는 방안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국회의장과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회동이 예정됐지만,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예산안인 추경도 안 되는데 8월 결산 국회라고 제대로 열리겠나”라며 “국회 파행의 책임은 결국 한국당이 뒤집어 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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