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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POP초점]"그날을 기억"..'닥터탐정', 구의역 김군 추모→수목극 1위 이끈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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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SBS '닥터탐정' 방송 캡처


[헤럴드POP=천윤혜기자]'닥터탐정'이 구의역 김군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뭉클한 울림을 안겼다. 이 진심은 '닥터탐정'의 수목극 1위를 이끌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에서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중 사망한 정하랑(곽동연 분)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도중은(박진희 분)과 허민기(봉태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하랑의 죽음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TL그룹은 하랑이 작업 직전 음주를 했다고 몰아가며 사고를 개인의 과실로 덮었다. 하지만 도중은과 허민기는 이 같은 대응에 분노하며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도중은은 '노마렉산'이라는 성분이 정하랑의 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발견했고 언론에 정하랑의 생전 마지막 음성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 속 정하랑은 "회사 안 변한다. 몇 명 죽어야 변할 거다. 형이랑 나랑 일하다가 죽으면 조금 바뀔까? 그러니까 노조 그만해. 우리같은 사람은 그냥 묵묵히 일해야 한다"고 자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정하랑의 죽음의 진실은 파헤쳐졌지만 이미 열아홉 하랑은 세상을 떠난 뒤. '닥터탐정'은 방송 말미 에필로그를 통해 정하랑의 모티브가 된 구의역 김군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그를 추모했다.

박진희의 담담한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된 구의역 김군 사건. 박진희는 "3년 전 우리는 그곳에서 또 다른 하랑이를 보았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혼자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열아홉 청년"이라며 "7시간만 더 살아있었으면 스무 살이 되었을 김군에게 축하 대신 추모를 전해야 했던 삼년 전 그날을 우리는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만든 문이 죽음의 관문이 되고 만 현실. 우리가 누려온 안전이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었음을, 모두가 안전하지 않다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김군을 통해 깨달았다"며 "노동현장에서의 죽음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님을 알리고 떠난 청년. 우린 그를 '구의역 김군'이라 부른다"고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닥터탐정'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와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작가의 만남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넘치는 사회 고발 프로그램이 될 것임을 암시해왔다. 그리고 방송 첫 주 구의역 김군 사건을 그리며 열아홉의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의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 조명했다. 가슴 아프지만 3년 전 현실이었기에 더욱 뭉클함을 안겼다.

그 힘 덕분일까. '닥터탐정'은 18일 방송분에서 전국기준 5.1%, 5.2%(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3.8%(3회), 4.8%(4회)를 기록한 KBS2 '저스티스', 3.7%(3회), 5.0%(4회)를 기록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제치고 수목극 1위로 올라섰다. 17일 첫 방송에서는 1위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하루 만에 경쟁 프로그램들을 제친 것.

묵직한 울림으로 장르물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닥터탐정'. 구의역 김군 추모로 시작한 '닥터탐정'이 또 어떤 실화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이 사회에 일침을 가할까. '닥터탐정'이 시작하는 길이 유독 의미 있는 지점이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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