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씨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월. 소속사 동료인 배우 장자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약 10년 만이다. 그는 장자연 사건 관련 책을 낸 뒤, 여러 방송에 출연해 충격적 주장을 쏟아낸다. 장 씨에게 성상납과 접대 등을 강요한 수십 명의 이름이 적힌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봤다는 게 그 시작이다. 윤 씨는 이 리스트에 언론사 사장과 국회의원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한다. 그러고는 이들의 위협을 피해 10년 간 숨어 살았다며 눈물을 흘린다. 언론은 윤 씨의 주장을 가감 없이 보도한다. 그녀는 순식간에 거대 권력과 홀로 싸워왔던 ‘의인’이자 ‘영웅’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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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영웅이 된 증인과 그녀를 도운 사람들
그런데 서울경찰청장이 공개적으로 윤 씨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일이 일어난다. 윤 씨가 문득 신변 위협을 느껴 긴급 호출했는데, 경찰이 즉시 출동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경찰은 ‘유일한 증인를 제대로 보호 못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까지 나서 강력한 경호를 주문한다. 여기에 국회의원 9명이 뭉쳐 ‘윤지오 방패막이’를 자처한다. 국민들은 윤 씨를 위한 기부금도 냈다. 윤 씨의 불평불만 하나에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윤 씨는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았다.
끊이지 않는 거짓말과 후원금 의혹, 분노하는 지지자들
그러나 얼마 후 윤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폭로가 그녀와 가까운 곳에서 나온다. 윤 씨는 사실 장자연 사건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다는 것. 게다가 장 씨와 친하지도 않고, 숨어 산 적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윤 씨는 후원금을 빼돌린 사기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논란이 불거지자 윤 씨는 원래 살던 캐나다로 가버린다.
영웅에서 한 순간 거짓 증언자로 추락한 윤지오씨. 그녀를 영웅으로 만들었던 조력자들도 슬그머니 사라진다. 이들은 지금 어떤 입장일까. 제작진은 윤지오씨를 위해 청와대에 최초로 청원을 했던 한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윤 씨의 말을 듣고 두 차례 후원금까지 냈지만, 지금은 분노한다. 제작진은 윤지오씨를 둘러싼 의혹을 집중 추적하고 그녀에게 휘둘렸던 우리 사회의 허술함을 고발한다.
오늘(19일) 밤 10시 TV CHOSUN에서 방송.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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