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대회서 女선수 몰카촬영한 일본男 "근육질 몸매에 성적 흥분"

18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아티스틱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프리 콤비네이션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에서 여성 수영 선수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붙잡힌 30대 일본인 관광객이 “근육질 몸매에 성적 흥분을 느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광주광산경찰서는 18일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A(37)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이날 오후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국인 범죄를 신속 종결한다는 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지침에 따라 수사 착수 닷새 만에 사건을 검찰로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근육질 여자 선수를 보면 성적 흥분을 느꼈다”라며 혐의를 인정했다. 당초 A씨는 ‘카메라를 잘못 조작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3차례 경찰 조사가 이어지자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부터 이틀 동안 광주수영대회 다이빙 경기장과 수구 연습경기장에서 여자 선수 18명의 신체 하반신 특정 부위를 고성능 디지털카메라로 확대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증거물로 분류한 음란영상 전체 분량은 17분 38초다. 경찰이 압수한 A씨의 카메라 저장장치에는 151개의 동영상이 있었고 이 중 20개가 문제가 됐다. 2분2초 분량의 동영상 3개에는 여자 선수 6명의 특정 신체 부위가 확대돼 찍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다음날인 14일 오전 수구 연습경기장에서 뉴질랜드 선수 가족의 문제 제기로 이 같은 행위가 적발 됐다. A씨는 혐의 적발 후 기초 조사만 받고 15일 오전 오사카행 비행기에 오르려다 당국의 긴급 출국 정지 조치로 귀국길에 오르지 못했다.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며 눈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 정지 기한은 열흘이다. 경찰은 기한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고자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출국 정지로 별도로 A씨가 숙식을 해결하고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개인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혐의 내용이 무겁지 않아 검찰 송치 후 약식기소로 벌금형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A씨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고 난 뒤 '가납벌과금' 제도를 통해 벌금을 미리 납부하면 출국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약식 명령이란, 공판절차 없이 서면으로만 진행되는 재판 절차다. 가납벌과금은 보통 검사가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할 때 피의자에게 약식기소를 했다는 통지와 함께 기소된 벌금 등을 납부하라며 내는 통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