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갈 수 있느냐' 눈물도…경찰, 휴무 반납하며 수사 총력
혐의 내용 심각하지 않아 '보증금' 내고 귀국할 전망
광주수영대회 수구 경기장(사건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에서 발생한 '몰카' 사건의 일본인 피의자가 "근육질 몸매에 성적 흥분을 느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외국인 범죄를 신속 종결한다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지침에 따라 수사 착수 닷새 만에 사건을 검찰로 넘긴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를 받는 일본인 A(37)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18일 오후 검찰에 송치한다.
A씨는 13일 오후부터 이튿날까지 광주수영대회 다이빙 경기장과 수구 연습경기장에서 여자 선수 18명의 신체 하반신 특정 부위를 고성능 디지털카메라로 확대 촬영한 혐의다.
경찰이 압수한 카메라 저장 장치 속 151개의 동영상 가운데 20개가 민망한 구도를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거물로 분류된 '음란 영상'의 전체 분량은 17분 38초다.
A씨의 엉큼한 행위는 14일 오전 수구 연습경기장에서 촬영 장면을 지켜보던 뉴질랜드 선수 가족의 문제 제기로 적발됐다.
A씨는 경찰에서 카메라를 잘못 조작했다고 둘러댔으나 3차례 조사가 이어지자 "근육질 여자 선수를 보면 성적 흥분을 느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13일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A씨는 혐의 적발 후 기초 조사만 받고 15일 아침 오사카행 비행기에 오르려다가 당국의 긴급 출국 정지 조치로 귀국이 좌절됐다.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며 눈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열흘인 출국 정지 기한 안에 사건을 마무리하고자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였다.
담당 수사팀은 밤샘 당직 근무가 끝나고도 2차례나 휴무를 반납하며 증거 확보와 피의자 심문 등 수사에 매달렸다.
경찰은 출국 정지로 오갈 곳 없는 A씨가 숙식을 해결하고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개인적인 도움을 줬다.
A씨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주한 일본대사관이나 영사관 등 자국 정부 측에는 도움을 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고 나서 보증금 성격의 돈을 사법 당국에 예치하면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혐의 내용이 무겁지 않아 검찰 송치 후 약식기소로 벌금형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경찰은 전망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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