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북·미협상에 영향 줄 것”
대변인은 성명에서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지는 미국의 군통수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했다”며 “판문점 조·미 수뇌 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핵 시(실)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하기로 한 것이나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기로 한 것은 조·미 관계개선을 지향해 한 공약”이라고도 했다. 대변인은 “판문점 수뇌 상봉 한 달도 못 돼 합동 군사연습을 (한·미가) 재개하려 한다”며 “우리가 미국과 한 공약에 남아 있어야 할 명분도 사라져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가 훈련을 진행하면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에게 “만일 그것(연합훈련)이 현실화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후 3주가 흘렀다. 미국은 협상 장소 선정을 북한에 일임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협상 장소 기별 대신 위협 메시지를 낸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한·미 훈련을 두고 남측 정부를 사대적이라고 공격했다”며 “미국으로 화살을 돌리는 건 한·미 연합훈련을 비핵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인 군부 등을 달래려는 차원일 수 있지만 기선제압을 통해 본격 협상 전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협상 담당자와 전략을 바꾸고 있는데, 내부 협상 준비가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난과 관련, 국방부는 “북·미 양 정상이 판문점에서 합의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개최돼 비핵화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방부는 “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미 양국의 합의로 종료됐고, 올해 후반기에는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한 연습 시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맹19-2’ 연합위기관리연습은 한국군 대장 주도로 실시되며, 한국군의 최초 작전운용능력(IOC)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계획이다.
정용수·백민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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