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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불펜이 날린 류현진의 11승 [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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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2014. 4.23.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취 재 일 : 2014-04-23취재기자 : 최승섭출 처 : 스포츠서울



[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달리고 있는 LA 다저스가 지난 30년 동안 이루지 못한 월드시리즈를 탈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 게임이었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리포터 버스터 올리도 경기 도중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는 4팀을 여론조사에 올려 놓고 “다저스는 데드라인 때 불펜에 빅네임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저스는 마치 이 부분을 확인하려는 듯 8회 2점 차 리드를 날려버려 팬들의 분통을 샀다. 선발 류현진의 승리는 다저스 불펜 셋업맨 페드로 바에스가 홈런 두 방을 맞으면서 물거품이 됐다. 7이닝 동안 보스턴의 강타선을 8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으로 막고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으나 8회말 곧바로 동점을 허용해 헛심만 쓴 꼴이 됐다.

15일(한국 시간) 다저스-보스턴전은 ESPN의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로 전국중계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17일 시카고 컵스전 때도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 전파를 탔다. 아울러 지난 10일 역시 올스타게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해 FOX-TV를 통해 전국구 스타로 인지도를 높였다. 올 시즌 두 차례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 중계에서는 나란히 7이닝 2실점으로 전반기 최고 투수다운 투구내용을 과시했으나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과 상대한 보스턴 선발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월드시리즈 2차전 이후 재격돌이었다. 3연전 시리즈 앞의 2경기에서 양 팀은 1승1패를 기록해 이날 맞대결은 시리즈 승부를 결정짓는 러버 게임(rubber game)이었다. 투구수(113개)가 많았던 프라이스는 5이닝 4안타 3볼넷 7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맥스 먼시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아 7-4로 이겨 월드시리즈 이후 리턴매치에서 위닝시리즈로 작은 설욕을 했다. 바에스 이후 9회부터 구원 등판한 불펜진은 4이닝 무실점으로 연장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간 밤 12시50분에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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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예측(Unpredictable)
ESPN 중계팀은 다저스 선발 류현진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다. 캐스터 배스 거시안은 “류현진은 전반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시즌 내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해설자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제시카 멘도사는 “류현진은 5가지 구종을 높낮이 좌우코너로 완벽하게 제구하면서 타자를 압도한다”고 입을 모았다. 둘은 공통적으로 “타자들이 예측하기 어렵다(Unpredictable)”고 강조했다. ESPN은 경기 전 류현진을 분석하면서 올 전반기 구종 빈도수를 그래픽으로 띄웠다. 포심패스트볼 31%, 체인지업 26%, 커터 19%, 투심패스트볼 12%, 커브 12%를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던 MBC 정민철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레퍼토리를 4가지로 분류했다. ESPN은 커터와 투심패스트볼을 세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스턴의 우타자를 의식해서인지 체인지업의 빈도수를 매우 높였다. 좌타자에게는 커브 구사로 타격 밸런스를 흐뜨려 놓았다. 8안타 가운데 5개가 1회에 집중됐고 3개는 유격수 쪽 내야안타였다. 특히 1회 1사 1루서 3번 잰더 보가츠의 유격수 병살타성 타구는 ‘오버 시프트’로 인해 2루수의 베이스 커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1루 송구가 늦어 내야안타가 된 케이스다.

◇ 페스키 폴과 그린몬스터
MLB에서 가장 오래된 펜웨이 파크는 1912년에 개장돼 107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비대칭 구장의 펜웨이 파크는 독특한 명물들이 있다. 좌측 담장엔 11.329m의 그린몬스터가 버틴다. 우측에는 페스키 폴이 있다. 펜웨이 파크 우측 폴은 MLB에서 가장 짧은 92m다. 페스키 폴은 1946~1952년 보스턴에서 활동한 유격수 조니 페스키의 이름에서 따왔다. 콘택트 히터였던 페스키는 펜웨이 파크에서 통산 6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이 모두 폴 안쪽 펜스를 가까스로 넘겼다. 1회 A.J. 폴락의 3점포는 99m로 다저스가 최근 10년 동안 터뜨린 홈런 가운데 비거리로는 가장 짧은 것이었다. 류현진은 그린몬스터 덕을 봤다. 8안타 가운데 류현진으로부터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린 타자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톱타자 무키 베츠였다. 1회 그린몬스터를 강타하고 단타에 그쳤다. 7회에는 완벽한 홈런성 타구가 그린몬스터 상단을 때려 2루타가 됐다. 페스키 폴과 그린몬스터의 명암이 갈린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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