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한 해결책 모색을 위해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제안했지만 정작 정미경 최고위원은 온라인의 댓글을 인용해 “(이순신 장군보다)문재인 대통령이 낫다”며 “(문 대통령은)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고 말해 엇박자를 냈다. 황 대표가 대통령과 여당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이자마자 정 최고위원의 막말이 터져 나와 체면을 구기게 됐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여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 경제가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대일 특사 파견·미국과 공조 강화·외교라인 교체·국회 일본규제 관련 특위를 정부와 여당에 촉구했다. 황 대표는 이어 “한국당도 당내에 ‘일본수출규제 대책특위’ 등을 구성하여 적극적인 대책을 찾아 나갈 계획”이라며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대1 영수회담’, ’3대3 원내교섭단체 대표 회담’ 등 회담 형식을 놓고 승강이를 벌이다가 불발된 것에 비하면 전향적인 자세를 내비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황 대표의 제안에 화답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가) 사실상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수락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함께 모여 남북 판문점 회동 일본 경제보복 대응 등 현안에서 초당적인 논의를 할 것을 기대한다. 이른 시일 내 형식에 구애 없는 대화의 장이 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조건없는 회담 제안으로 여야 사이에 훈풍이 불었지만 정작 문제는 내부에서 발생했다. 황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을 찾아 일본의 수출 규제에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설명하면서 인용한 ‘이순신 장군의 12척’ 발언을 세월호 사고에 비유해 깎아내린 온라인 댓글을 소개했다. 정 최고위원은 “스스로 나라 외교 무너뜨리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이름 올렸다”, “(이순신 장군보다)문재인 대통령이 낫다”며 “(문 대통령은)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 등의 댓글을 인용했다. 정 최고위원이 해당 댓글을 읽자 일부 의원들은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문 대통령이 싼 배설물은 문 대통령이 치우는 게 맞지 않냐”며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싼 배설물은 아베 총리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이게 내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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