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비판수위 높이는 北
전날에도 '한국 소외론' 대두하고 있다고 주장
北 "南, 좌고우면하지 말고 북남선언 이행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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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은 14일 선전매체를 통해 북미협상 진전 상황을 보며 남북관계를 추진하겠다는 남한 당국의 기조를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북한이 대남 비판수위를 계속해서 높이는 모양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이날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라는 글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북남관계 문제를 조미(북미)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하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는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번영, 통일에 대한 희망으로 밝아야 할 겨레의 얼굴에 실망의 그늘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남조선 당국 내부에서는 조미관계 진전이 선순환되어야 한다, 조미 실무회담 추이를 고려하여 북남 회담의 형식이나 의제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등의 가당치 않은 주장들이 나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이는) 친미 사대적 근성의 발로로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한다는 북남 선언들의 근본정신에 대한 노골적인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선순환시키겠다는 방침을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미 실무회담 추이와 함께 북한의 태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남북회담의 형식이나 의제를 신중히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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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는 전날에도 '소외론, 결코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 제목의 논평을 통해서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한국소외론'이 대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상대와 마주 앉아 공담하기보다는 남조선에 대한 실권을 행사하는 미국을 직접 대상하여 필요한 문제들을 논의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고 지적했다.
또 "남조선 당국이 조선반도 문제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제정신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자주적 입장을 지켜야 하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북남선언들의 이행에 과감히 적극적으로 나설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한이 남북 협력은 외면하고 미국의 요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비판해왔다.
북한은 북미대화가 진전되기 전에는 남북대화를 해도 돌파구를 마련하기 힘든만큼 당분간 북미대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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