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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공수처가 정권 하수인? 그렇게 안되도록 의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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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the300][국회in]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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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이상민 의원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침이 없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으로서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이끌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회의실을 막으면 길거리에서라도 회의를 열겠다"며 동료 의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결국 이 의원은 그달 29일 자정을 6분가량 남기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의사봉을 '땅땅땅' 두들겼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차원의 연동형비례제 논의가 시작되자 이 의원은 연동형비례제를 60년 먼저 도입한 독일 국회의원들을 서울로 초청했다. 이 의원은 한-독일 의원친선협회 회장이다. 5월에는 직접 독일 연방의회를 방문해 선거개혁과 사법개혁을 논의했다 .

거침없는 행보의 바탕은 소신이다. 변호사에서 4선 의원이 되기까지 '개혁'과 '적폐청산'의 목소리가 흔들린 적이 없어서다.

지난 4월 한국당 의원들이 회의 개의를 막기 위해 의원끼리 팔짱을 끼고 '인의장벽'을 둘러치던 상황에서도 이 의원이 나타나면 "선배님 이러지 마요. 우리 대화해요. 선배님이랑 이러고 싶지 않아"라며 먼저 유화적인 제스추어를 보였다. 방향은 달라도 각자의 소신을 지키는 의원에 대한 여야 의원간의 존경이 묻어나왔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묵묵히 사법개혁 제도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이 의원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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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머니투데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연장이 반드시 필요했는가.





▶검찰은 날카롭고 유능한 칼이다. 칼을 무디게 하자는 게 아니라 오남용의 폐해가 없게 '칼집'을 만들자는 거다. 바로 민주적 통제다. '어떻게' 통제하느냐의 방법론은 집권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과 협의가 필요하다. 국민 앞에 치열한 토론과 제도화 결정에 도달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바로 사개특위다.

특위가 사라지면 검경개혁법안은 다시 일부 법제사법위원회, 일부 행정안전위원회로 흩어진다. 논의의 통일성도 담보할 수 없다. 사개특위가 직접 매듭을 짓는게 필요하다. 통일된 당론으로 여야 합의하는 절차도 특위에서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운영 법안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법안 2개가 상정됐다. 조율 가능성은.

▶ 개혁의 전제는 국민의 권익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가 '밥그릇 싸움'의 대리전장으로 전락해 권한과 주도권싸움으로 흘러가면 국민의 뜻을 반하는거다. 이런 마음으로 상임위에서 열린 논의를 하다보면 두 개의 법안의 조율점을 찾고 합의까지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고있다.

▶한국당은 '공수처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되묻고싶다. 공수처가 정권의 하수인이 되지 않도록 상임위원회에 나와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순 없나? 그들이 생각하는 제도상의 허점이나 문제를 제안해달라. 예방장치를 같이 만들면 된다.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감시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한국당도 원론적으로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접점이 이뤄질 여지는 많다.

-선거제 개혁 논의도 살아있는 이슈다. 최근 연동형비례제를 하고 있는 독일을 다녀왔는데.

▶독일에서 만난 연방의회 국회의원들은 연동형비례제가 국민들의 대표성을 가장 구현해내는 제도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들의 다양성을 담아내는 제도라는 의미다. 국민들의 투표도 정당 중심이다. 의원이 아니다. 소속 의원들이 정당별 차별성과 역사성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이념과 가치를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방식은 거대 양당제도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도 연동형비례제로 가야하는 이유다.

연동형비례제를 도입해서 원내에 진입하는 정당이 많아질수록 국회의원 총 정원이 늘어난다. 이에 대한 방어기제가 한때 있었는데 독일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을 내리고 정당별 득표율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명령해 '보상의석' 제도까지 생겼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최대한 직접민주주의의 정신을 담는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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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제공=이상민 의원실



- 우리나라 정치 토양에 연동형비례제의 씨앗을 뿌리면 어떤 나무가 나올까.

▶아직은 예상 불가다. 집권여당은 '연정'으로 다양한 정치 세력과 타협과 협업의 정치를 해낼 역량을 길러야 한다. 자칫 크고 작은 정당이 원내에서 싸우기만 한다면 우리 정치가 지릴멸렬하고 어떠한 결정도 못내리는 결함을 드러낼 수도 있다. 이런 기대와 우려를 잘 반영해 선거제 개혁안의 디자인을 완성해야 한다.

-독일은 6개의 정당이 연방의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견제하고 협상한다.

▶연동형 비례제가 뿌리를 깊게 내리려면 우리나라의 국가 운영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의회만 선거제 개혁을 통해 구성하고 다수 정당의 진입로를 활짝 열면 뭐하나. 정부 구성에도 비례성이 반영돼야 한다. 그게 연정이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대통령 직선제이고 대통령이 정부를 직접 구성한다. 정부를 함께 꾸리는 '연정'은 불가능하다. 결국 정부 구성권을 의회가 결정하도록 하기 위한 개헌 논의로 자연스레 흐를 것이다.

- 선거제 개혁논의의 다음 단계는 개헌인가.

▶선거제 개혁 논의와 대등하게 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논의가 방만하게 흘러버릴 수도 있다. 선거제 논의에 집중하는 게 하는게 바람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다양한 정당을 전제로 한 입법기관과 효율적인 정부 형태의 개혁은 천천히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 독일의 녹색당처럼 소수 정당이 원내 진입해 집권여당과 정책혁신 경쟁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거대 양당 구도는 정책 개발보다 정치적 싸움에 더 몰입하게 된다.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게 손쉽고 눈에 보이는 효과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책 경쟁은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과정도, 정책이 사회경제적 효과로 이어저 정당의 지지율로 되돌아오기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제로 다양한 정당이 원내 진입하고 국민의 뜻을 담아낼 정책을 개발한다면 다수당도 자극을 받아 정책 품질 경쟁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동형비례제가 일부 극우정당의 원내진입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비판도 있다.

▶독일은 연동형 비례제를 60여년간 도입해왔다. 이탈리아는 완전 비례제지만 항상 극우정당이 득세한 건 아니었다. 최근 3~4년간 유럽에 많이 유입된 난민 이슈에 경제 양극화 심화 등 중층적인 요인이 있다. 극단적인 국가주의세력들이 난민 반대의 목소리로 지지도를 높인 건 맞지만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에도 극단적인 주장의 '극우 세력' 논란 사례가 종종 보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목사나 일부 태극기 부대의 극단적인 발언을 알고 있다. 몰상식하고 비합리적이며 과격하다. 하지만 그 특정인이나 단체를 없애려고 하는 데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 그런 세력이 마치 곰팡이처럼 피어오르지 않도록 집권 정당은 경각심을 갖고 양극화와 일자리문제, 청년 실업 등의 사회 구조 개선의 노력을 선행해야 한다. 세대간, 지역간, 인종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폭력적으로 터지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범퍼'를 두텁게 하는 일이 급선무다.

-국민들이 '정치 참여의 즐거움'을 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선택의 다양성이 주는 즐거운 고민을 먼저 기대한다. 정당에 손쉽게 접촉하고 직접 정치 품질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과정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당들의 막말 경쟁이 아닌 품격 경쟁은 국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담보하는 국회라면 찾아보고, 투표하는 게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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