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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70만대 시대...고층 빌딩 늘어나며 엘리베이터 매출 '수직 상승'

조선비즈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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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70만대 시대...고층 빌딩 늘어나며 엘리베이터 매출 '수직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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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승강기 시장이 운영 대수 70만대 돌파와 함께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대형 프로젝트 본격화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017800), 티센크루프, 오티스 등 주요 엘리베이터업체들은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전칠 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제공

나전칠 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제공



11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치돼 운행 중인 승강기 대수는 지난 6월 둘째 주 기준으로 70만대를 돌파했다. 설치가 완료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검사에서 합격을 받은 승강기 기준이다. 국내 승강기는 1910년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화폐를 실어 나르기 위한 수압식 승강기가 설치된 지 109년 만에 7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 승강기 설치 시장은 2001년 연간 1만7612대 수준에서 매년 증가해 2018년 연간 4만9807대로 확대됐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연간 신규 설치 대수 기준으로 중국, 인도 다음인 세계 3위다.

고층 빌딩이 늘어나면서 엘리베이터 기업 매출도 동반 수직 상승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매출 규모가 2015년 1조4486억원에서 2018년 1조8772억원으로 29.5% 늘었다. 티센크루프도 2015년 5416억원에서 2018년 7398억원으로 36.5% 증가했다. 오티스는 국내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점유율 44%로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티센크루프와 오티스가 각각 점유율 26%, 12%로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시장은 건물이 고층화되면서 갈수록 고속화, 고급화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속도보다 디자인과 첨단 기술 도입 경쟁이 더 치열하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중저층 건물에 적용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속도 기술력만으로 업체 간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 적용 시도도 활발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빛과 자연을 주제로 한 중저속 엘리베이터 신제품 ‘비발디’를 선보이면서 디자인 강화에 나섰다. 고휘도‧고광택 소재와 발광다이오드(LED) 벽면 조명 등을 채택했다.


지난해에는 ‘유니버설 멀티 바(Universal Multi Bar)’로 세계 승강기 기업 최초로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최한 디자인 어워드 IDEA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유니버셜 멀티 바는 성인 무릎 높이에 있는 ‘무릎 버튼’과 센서 구역에 발을 대는 방식의 ‘터치리스 버튼’ 등을 포함한 디자인으로 물건을 든 사람이나 어린이, 휠체어 이용자 등 누구든 제약 없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 비발디 프리미엄 디자인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 비발디 프리미엄 디자인 /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에 분속 210m급 점프 엘리베이터 9대를 설치‧운영 중이다. 점프 엘리베이터는 건축 공사 초기에 설치해 건물 골조가 올라감에 따라 기계실도 함께 상부로 이동시키는 첨단 공법으로, 공사 과정에서 인력‧자재 운송용 리프트로 이용할 수 있다. 공사기간 단축과 건축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티센크루프는 최근 국내 최초로 나전칠 엘리베이터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나전칠은 전통예술로 자개를 이용한 장식과 옻칠을 통칭하는 기법이다. 국내 대표 칠예가 전용복 장인과 함께 2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나전칠 엘리베이터를 선보였다. 나전칠 엘리베이터는 과천 푸르지오 써밋을 포함해 호텔, 리조트, 프리미엄 주상복합 아파트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오티스는 지난 4월 중저속 모델 젠투라이브 노바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노바 디자인은 고휘도, 고광택 메달 소재를 활용해 화려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효과를 주고 있다. 항균 기능에 특화된 ‘젠투 케어’도 집중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오티스 관계자는 "승강기가 건물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만큼 시장에서 차별화된 내부 디자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동 수단으로써 편의성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승객 경험’ 중심 디자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ji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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