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 안전 스스로 지킨다]
<2> 해경 생존수영 강습 현장
돗자리 등 주변의 도구 사용해
물 위에서 오래 버티는 방법 배워
헝가리 유람선 사고 후 관심 늘어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강습 문의
<2> 해경 생존수영 강습 현장
돗자리 등 주변의 도구 사용해
물 위에서 오래 버티는 방법 배워
헝가리 유람선 사고 후 관심 늘어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강습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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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헤엄치기 어려워요. 페트병·돗자리와 같이 물에 뜰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해서 최소한의 힘으로 구조될 때까지 떠 있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강 야외수영장에서는 생존수영수업이 한창이었다. 해양경찰이 마련한 이날 생존수영강습에는 서울 강북구 인수중학교 2학년 20여명이 참여했다. 학교 밖 야외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에 들뜬 학생들에게 인천해양경찰서 한강파출소 박준흡 경장은 “수영 실력과 상관없이 생존수영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생존수영이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물에 떠서 견디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수영을 못 하는 사람이라도 물에 오래 버티게 하는 게 관건이다. 지난 5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침몰로 20여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생존수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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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수영 강사로 나선 해경은 이날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장에 뛰어든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부터 벗겼다. 구명조끼 없이 바다에 뛰어내려야 할 위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구명조끼 없이 물에 뜨기 위한 첫번째 생존수영법은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한 방법이다. 박 경장은 참가 학생들에게 2ℓ짜리 빈 페트병 2병씩 나눠줬다. 페트병을 아랫배에 놓은 채 귀가 살짝 물에 잠길 정도로 하늘을 바라보고 누우면 물에 떴다.
돗자리에 올라타는 것도 생존수영 방법 중 하나다. 돗자리에 엎드려서 올라타거나 뒤로 올라 눕는 방식이다. 참가 학생들은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 ‘알라딘’의 주인공 같다며 물 위에서 돗자리가 뜨는 데 신기해했다. 박 경장은 “돗자리가 크면 아이 2명이 동시에 타도 물에 뜨지만 보통은 하나의 돗자리에 한 명이 타는 게 좋다”며 “부력의 크기가 줄어들긴 하나 작은 페트병을 이용해도 물에 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트병은 물에 빠진 다른 사람을 구하는 용도로도 사용 가능했다. 페트병에 물을 3분의 1 담은 뒤 끈에 묶어 입수자에게 던지는 원리다. 던진 페트병에 입수자가 맞기라도 하면 더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던지는 것이 좋다.
바다에서 부력으로 활용할 물건이 없으면 ‘몸’이라도 이용해야 한다. 물 위에서 팔을 ‘브이(V)’자로 펴고 다리를 일자로 모은 채 하늘을 보는 자세가 대표적인 방법이다. 참가 학생 중 몇몇은 얼굴을 물에 대고 눕는 자세가 편치 않아 몸이 가라앉곤 했다. 해경 관계자는 “눈에 물이 들어가도 괜찮지만 코와 입에 물이 안 들어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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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반가량 진행된 강의에 학생들은 생존수영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석 군은 “원래 수영을 못했는데 생존수영은 재밌게 배울 수 있었다”며 “돗자리로 뜨는 게 가장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아영 양 역시 “수영을 할 줄 알지만 생존수영은 처음”이라며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도 잘 뜰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생존수영강습의 문은 학생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열려 있다. 박형규 인천해경 한강파출소장은 “지난해만 해도 중장년층에서 생존수영 강습을 예약해 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올해는 50대부터 70대까지 중장년층에서 강습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해경 한강파출소는 다음 달 말까지 여의도 야외수영장에서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 생존수영강습을 연다. 전화로 사전 신청하거나 현장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강습료는 무료다./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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