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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전 SBS 앵커.사진=SBS 캡처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불법촬영(이하 몰카)한 혐의로 김성준(55) 전 SBS 앵커가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과거 그가 몰카 뉴스를 전할 때 언급한 보도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인 뉴스 앵커로 활동하며 시청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를 얻었던 그는 과거 한 몰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벌금형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성폭력 사건에 대해 여성 인권 신장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몰카범으로 전락하면서 과거 자신이 언급한 몰카범 강력 처벌 등 발언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서 몰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데 동의하며 "(피해자는)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SBS 8뉴스' 앵커를 하던 2013년 5월10일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파문에 휩싸이자 SNS를 통해 이를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앵커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라며 "뉴스하기도 싫은 날이다. 내가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또 "성추행이고 뭐고 청와대 대변인이란 사람이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 사이에 나이 어린 인턴 직원과 운전기사를 데리고 술을 먹으러 다녔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질"이라며 "기사 한 줄 표현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데 프레스센터나 상황실을 비우고 개인행동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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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 가해자들이 술을 먹고 감경을 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2017년 12월 "오히려 술을 마시면 정신도 혼미해지고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알면서도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오히려 가중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앵커는 8일 오후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줬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며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에 따르면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께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앞에 서 있던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김 전 앵커의 휴대전화를 분석, 또 다른 몰카 피해 여성 사진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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